상장 가능 6200社, 올 IPO는 13개 뿐…알짜기업들 증시 입성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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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외부감사 기업 조사
▶마켓인사이트 6월11일 오후 1시35분
증시 상장 요건을 갖춘 비상장 기업이 62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 합계는 각각 976조원과 66조원으로, 코스닥시장 상장 법인의 지난해 실적 합계치(매출 142조원, 영업이익 7조원)의 각각 6.8배와 9.4배에 달했다.
한국경제신문이 11일 한국거래소 및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함께 자산 100억원 이상인 외부감사 대상 비상장 기업 1만6833개의 지난해 실적을 전수 조사한 결과 36.9%(6226개)가 상장 재무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793개사는 유가증권시장, 나머지 5433개사는 코스닥시장 상장 재무 요건을 넘어섰다.
비상장 기업이 유가증권시장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300억원 이상 △최근 연도 매출 1000억원 이상(3년 평균 700억원 이상) △최근 연도 영업이익 및 순이익 실현 등의 재무 요건을 갖춰야 한다. 자기자본이 30억원 이상이면서 당기순이익 20억원 이상인 기업은 코스닥시장 상장에 도전할 수 있다.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대어급’ 기업공개(IPO) 후보군에는 삼성SDS 현대엔지니어링 호텔롯데를 비롯해 101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네오플 스마일게이트 등 신생 게임업체들은 각각 89.5%와 66.8%라는 놀라운 영업이익률을 거뒀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상장 가능 기업은 수두룩하지만 증시 침체에 따른 기업가치 평가 하락 우려와 공시 부담 등의 이유로 상장을 꺼리는 분위기가 나타나면서 2011년 74개였던 신규 상장 업체 수가 올 들어 5월까지 13개 업체로 쪼그라들었다”며 “성장동력을 잃어버린 한국 자본시장을 일으켜 세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증권사와 손잡고 IPO 권장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상장회사협의회도 오는 19일 비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대규모 상장 설명회를 여는 등 보조를 맞춘다.
류성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는 “한국의 자본화율(국내총생산 대비 상장사 시가총액 비중)은 99.1%로 홍콩(1107.7%) 영국(155.9%) 미국(124.4%) 등 금융 선진국은 물론 대만(160.4%) 인도(136.5%)보다도 낮다”며 “한국 증시를 업그레이드하고 경제 선순환을 유도하기 위해 우량 기업의 증시 입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진형/오상헌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