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10대 대기업집단 중 가장 양호한 주가 성적을 거둔 곳은 LG그룹으로 집계됐다.

12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대 대기업집단 중 2분기 들어(11일 종가 기준) 계열사 평균 주가가 증가세를 보인 곳은 LG그룹뿐이었다. LG그룹 계열사들의 2분기 평균 주가 수익률은 5.28%를 기록했다.

계열사 중 LG유플러스 주가가 두 달 여 만에 48.19% 뛰어 가장 두드러지는 흐름을 보였다. 저금리 시대의 배당 매력이 부각된 가운데 마케팅 경쟁 완화에 따른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기대로 주가가 연일 상승, 2007년 수준을 회복했다.

LG하우시스가 18.67% 올라 뒤를 이었다. 건설업황 회복과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수혜 기대로 최근 들어 강세를 보인 덕이다.

LG그룹 정보기술(IT) 계열사들도 증시 평균 대비 선전했다. LG이노텍은 발광다이오드(LED) 부문 수익성 개선 기대와 함께 주가가 22% 개선됐다. 같은 기간 LG디스플레이(-0.94%), LG전자(-3.63%) 수익률은 코스피지수(-4.20%)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LG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대기업집단들은 계열사 평균 주가흐름이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나마 SK(-0.79%), 현대차(-1.37%), 현대중공업(-1.95%), 한화(-2.91%), 삼성(-3.35%), 두산(-4.11%)이 코스피지수 대비 나은 흐름을 나타냈다. GS(-4.60%), 롯데(-9.52%)는 시장 평균을 밑도는 성적을 거뒀다.

한진의 경우 2분기 그룹사 평균 주가 하락률이 -17.54%에 달했다. 해운과 항공업황 부진 여파로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한진해운(-31.50%)과 대한항공(-18.65%)이 큰 폭으로 떨어진 탓이다.

특히 한진해운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따라 오버행(물량부담) 우려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최근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 논란이 불거진 것도 주가 발목을 잡았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속한 삼성그룹 역시 2분기 계열사 평균주가는 -3.35% 하락했다.

계열사 중 삼성엔지니어링이 1분기 대규모 해외사업 손실에 따른 어닝쇼크와 엔저 여파 우려 등으로 -12.54% 하락,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9.69%)는 스마트폰 시장 고점 및 '갤럭시S4' 판매 부진 우려로 계열사 중 두 번째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기록했다. 지난 11일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월28일 이후 네 달여 만에 140만원을 하회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업집단 주력계열사의 업황과 엔화 약세 우려 등이 올해 2분기 주가에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에는 경영상황 외에도 대외적인 이슈들이 대기업집단 주가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하반기에는 단기적으로 급락한 삼성전자가 반등하고 민자발전 등 에너지 관련 계열사들 주가도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