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이스라엘 벤처정신을 본받자며 ‘창조경제’를 부르짖고 있는 가운데 웨이즈(Waze)라는 이스라엘의 지도 서비스 벤처기업이 대박을 터뜨렸다. 구글이 지도 서비스를 강화하고 웨이즈가 경쟁사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다섯살배기에 불과한 웨이즈를 1조원대에 인수했다. 이스라엘 기업이 해외에 팔린 금액으로는 최대로 알려졌다.

구글은 12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이스라엘 지도 및 내비게이션 업체인 웨이즈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구글 지도 책임자는 발표문에서 “웨이즈의 실시간 교통정보를 활용해 구글 지도를 강화하고 웨이즈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에 구글 검색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수 금액은 밝히지 않았으나 10억달러(약 1조1400억원)를 약간 웃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은 웨이즈의 매출이 적어 정부의 반독점 심사를 받을 필요도 없다고 전했다.

웨이즈 인수 경쟁에는 구글 외에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뛰어들었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지도를 강화하기 위해 웨이즈를 인수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방어용’이라고 분석했다.

웨이즈는 직원이 100여명에 불과한 신생 기업으로 운전자들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활용해 최단 경로와 소요 시간, 실시간 교통정보 등을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운전자 10명당 9명꼴로 이 앱을 이용한다.

운전자들이 제공하는 교통정보를 소요 시간 측정에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한국의 ‘김기사’ 앱과 비슷하다. 김기사 서비스 업체인 록앤올의 박종환 사장은 이날 “운전자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해 소요 시간을 측정하고 최단 경로를 찾아준다는 점에서 웨이즈와 김기사는 같은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