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인력난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사람을 못 구한다는 일자리만도 25만개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은 인력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기는커녕 상황을 되레 악화시키는 입법들을 쏟아내기에 바쁘다. 60세 정년연장 의무화 법안, 통상임금 산정범위 확대부터가 그렇다.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인 중소기업들이 이제는 신규 채용조차 엄두를 낼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압박에 대해 중소기업들이 우려하는 이유도 이와 똑같다. 공휴일 법률화, 대체휴일제 도입, 휴일근로의 연장근로 포함 등도 중소기업으로서는 이만저만 부담이 아니다. 업종의 특성을 무시한 이런 식의 일률적 규제가 양산되면 생산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낮은 중소기업 생산성을 더욱 떨어뜨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공공부문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행한다는 청년의무고용할당제 역시 중소기업계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기는 마찬가지다. 그렇지 않아도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한다는 마당에 이를 더욱 고착화시킬 게 뻔하다. 시간제 근무를 늘린다, 근로시간을 단축한다고들 하지만 이 또한 공공기관, 대기업, 은행 등과 관련된 일자리만 늘릴 뿐 중소기업에는 그림의 떡이다.

육아휴직, 직장 어린이집에서부터 최저임금제에 이르기까지 중소기업의 부담을 늘려 일손 구하기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렇다고 부족한 일자리를 임금이 싼 외국인으로 자유롭게 채울 수도 없는 게 이 땅의 중소기업들이다. 어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중소기업청은 우수인력이 중소기업에 장기근무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형 스톡옵션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5년 동안 재직한 기술인력에 대해 주식 대신 사업주와 근로자가 공동으로 적립한 납입금을 인센티브로 지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노동규제 입법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는 장기근무는 둘째치고 아예 신규 채용 자체가 어렵다. 고용률 70% 달성을 외치는 박근혜 정부다. 천국을 만들려다 지옥을 만든다는 것이 바로 이런 온갖 종류의 지원 및 보호 입법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