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밀레니엄포럼] 노대래 "대기업 총수, 지배하는 만큼 책임져야"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한경밀레니엄포럼에서 대기업 총수 일가에 “지배하는 만큼 책임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예컨대 총수 일가가 1% 지분으로 기업의 30%를 지배(소유·지배의 괴리)한다면 책임도 30%를 져야 하는데 그걸 안 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대기업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나 특혜성 거래 등으로 중소기업 영역이나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노 위원장이 꼽는 대표적인 지배·책임의 괴리다.

노 위원장은 “그간 공정거래와 관련해선 소유·지배의 괴리가 문제였지만 이제는 지배·책임의 괴리가 더 문제”라며 “사회 변동 추세에 비춰볼 때 지배·책임의 괴리 문제는 막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노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공정위가 6월 임시국회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데, 재계가 과잉 입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편 노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란 말을 접했을 때 “경제에 정치적 개념인 민주라는 말이 연결돼 있어 처음엔 굉장히 혼란스러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재웅 성균관대 명예교수로부터 “경제민주화 개념이 불확실하다”는 지적을 받고서다.

노 위원장은 “‘민주’를 강조하다 보면 근로자 인권 같은 문제도 모두 경제민주화로 확대해석될 수 있는데 그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경제민주화의 개념이 ‘정당한 거래 활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란 뜻으로 정리됐다고 본다”며 “공정위의 경제민주화 정책도 이런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