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직원들은 지역전문가로 발탁된 동료를 무척 부러워한다. 지역전문가는 해외 지사 주재원과 달리 사무실로 출근할 필요가 없고 담당 업무도 없다. 현지인과 어울려 그 나라를 속속들이 체험하면 된다. 자유방임형 해외연수제도로 파격적인 지원 때문에 ‘로또’로도 불린다.

올 들어 여러 나라 가운데 베트남 지역전문가가 특히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올해부터 베트남 지역전문가에 대해 활동기간을 기존 1년에서 1년6개월로 늘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포스트 차이나의 핵심 지역이자 세계 제조공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베트남을 동남아 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그 나라 기준으로 인재를 키울 것”을 지시한 직후인 1990년 지역전문가 제도를 도입했다. 지역전문가로 선발되면 현지에서 놀고 먹고 체험하는 모든 활동비를 회사에서 지원받는다. 한국에서 하던 업무를 하지 않지만 월급은 그대로 받는다. 다만 기혼자라도 가족과 함께 떠날 수는 없다.

인구 9000만명의 베트남은 연평균 7% 이상 고속 성장하고 있다. 이런 베트남에서 삼성전자는 올 3월 휴대폰 제2공장을 착공했다. 2015년 양산이 이뤄지면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최대 휴대폰 생산기지가 된다. 삼성은 아프리카, 중동 지역전문가 인원도 늘리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지역에 따라 현지 언어와 문화를 익히기에 1년이 짧을 수 있어 파견 기간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