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사용후핵연료 처리 공론화해야
우리는 오래전 쓰레기를 그냥 버리면 된다고 생각했다. 서울지역을 보면 1978년부터 마포구 난지도에 쓰레기 매립을 시작해 15년 동안 국제적인 매립장의 일반 높이인 45m를 넘어 세계에서 유례없는 95m 높이의 쓰레기 산 두 개를 만들었다. 1980년부터 매립지가 포화상태가 되면서 악취 먼지 공해가 심각해지자 1993년 반입을 중단했고, 1995년부터 쓰레기 종량제를 시행하게 됐다.

우리는 오랫동안 사용후핵연료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지내왔다. 1977년 시작된 원자력발전을 이용하면서 얻은 전력을 활용하면서도 원전을 통해 나오는 쓰레기인 사용후핵연료가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2003년 사용후핵연료 저장 능력이 2016년에 포화가 된다는 발표가 있었으나 그 시급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고 어느덧 2013년이 됐다.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은 19년 전이다. 그동안 우리는 겨우 중저준위 방폐장 건설을 해결했을 뿐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논의는 진행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획기적인 에너지 공급 대안이 없는 경우 쓰레기(사용후핵연료)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고 어느 날 갑자기 쓰레기 매립장(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공간)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인식이다. 사용후핵연료를 위험하고 피할 것으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이것을 어떻게 처리해야 우리 삶이 더욱 안전하고 건강하게 될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원자력 학계와 정부, 지역이 함께 소통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공론화도 진행돼야 할 것이다.

위험하고 어려운 것을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다. 인식하지 않는다고 해서 현실을 외면할 수도 없다.

‘화장은 지우는 것이 중요하고 쓰레기는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면 사용후핵연료는 쓰는 것보다 처리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공론화를 진행해야 한다.

신호창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