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모르는 전셋값…올들어 서울 2.32% 올라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전세 수요 증가로 전세가격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고 있는 점도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13일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7일 기준으로 2.32% 올라 작년 연간 상승률(1.71%)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가격이 1.18%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세 비수기인 여름철에 접어들었음에도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5월 0.33% 오른 데 이어 6월 들어서도 0.05% 상승했다. 작년 5, 6월에는 각각 0.13%와 0.03% 하락했다.

올 들어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도 △1월 0.10% △2월 0.13% △3월 0.24% △4월 0.15% △5월 0.19% △6월 0.01%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셋값 상승으로 서울과 경기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각각 54.22%와 56.52%로 작년 말보다 1.91%포인트와 1.7%포인트 뛰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집값 상승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재계약 등을 통해 전셋집에 눌러앉는 수요가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했다. 양도세와 생애최초 취득세 면제 등 매매 수요를 활성화시키는 내용을 담은 정부의 ‘4·1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2% 떨어졌다. 최근 2주 연속 하락세다. 여기에 정기예금 금리가 2%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임대인들이 기존 전셋집을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해 전세 아파트를 구하기가 어려워진 점도 이유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실수요자들이 매매를 외면하고 전세에만 눈을 돌리면서 아파트 전세가격이 비수기에도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