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채권 급락…손실회피 파킹거래 급증 '비상'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금감원, 시스템 전반 조사…100억 손실 발생한 곳도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이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는 양적 완화 정책을 바꿀 것이라는 우려로 국내 채권값이 예상치 않게 급락하자 투자 손실을 숨기거나 회피하기 위한 편법·위법성 거래가 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의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대형 금융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 채권 매매 거래 시스템 전반에 대한 검사를 검토 중이다.

    13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 인수금융부 소속 차장급 채권 브로커(중개인)가 지난달 초부터 10년 만기 국고채와 통화안정증권 등에 총 2700억원을 투자했다가 106억원의 매매 손실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증권사는 지난달 말 재무관리부 결산 과정에서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10일부터 자체 감사를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부서별 영업 손익 관리 시스템 미비 △헤징매매 규정 위반 △수익률 허위 보고 등 내부 통제가 허술했던 사실을 금융당국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자체 감사를 마무리하면 정확한 손실 규모와 피해 원인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증권가는 그동안 곪아 있던 채권 거래 시스템이 금융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브로커는 “차장급 브로커가 보고 없이 수천억원대 채권을 매매할 수 있는 것은 파킹 매매와 물타기 매매 관행 때문”이라며 “지난달 초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 인하를 결정한 뒤 금리가 기대와 달리 움직이자 손실을 감추기 위한 편법과 위법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킹 거래는 다시 되사줄 것을 약속하고 다른 기관에 채권을 매각하는 거래다. 기관투자가들은 원칙적으로 이런 파킹 거래를 금지한다. 물타기용 매매는 장부상 평가 손실을 낮추기 위해 파킹 매매를 반복하는 방법이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신탁 계정에 채권을 파킹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객(신탁) 돈을 규정에 맞지 않게 운용했다면 중대한 법규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런 관행들은 금리 인하 시기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금리 인상기나 변동성이 커질 때는 대형 금융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채권값이 하락해 손실이 날 수 있어서다. 증권가는 채권 브로커들이 대부분 1년 계약직으로 운영되고 있고 팀 단위로 이직이 잦아 회사 규정을 무시하고 채권 거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식 거래량 감소로 수익원이 고갈되자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채권 브로커 사업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부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해당 증권사 자체 감사 결과를 본 뒤 긴급하다고 판단되면 직접 검사에 나설 계획”이라며 “시스템상 문제가 있으면 제도 개선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채권 보유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21조8000억원이다. 2008년 말 60조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하수정/이태호/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 파킹·물타기는 …

    파킹 거래나 물타기 거래는 장부상 평가 손실을 감추기 위해 채권 브로커(중개인)와 브로커, 브로커와 펀드 매니저 간 은밀하게 거래되는 매매 기법이다. 파킹 거래는 주로 증권사 브로커들이 내부 보고용 평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활용한다.

    물타기 매매는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기 위해 파킹 거래를 반복하는 기법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오랫동안 검증된 인맥을 통해 거래하기 때문에 단서를 잡고 검사에 착수해도 거래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했다.

    ADVERTISEMENT

    1. 1

      박현주 회장 장남, 올해부터 미래에셋증권서 근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준범 씨가 미래에셋벤처투자에서 미래에셋증권으로 자리를 옮긴다.1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투자 선임 심사역으로 근무 중인 박씨는 전날 인사를 통해 미래에셋증권으로 이동하게...

    2. 2

      이억원 "대한민국 방방곡곡 숨은 혁신기업 발굴·투자 총력"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일 신년사에서 올 한 해 △생산적 금융 △포용적 금융 △신뢰받는 금융 세 축을 중심으로 '금융 대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유망 기업들을 발굴&mi...

    3. 3

      지난해 '시총 1조클럽' 상장사 76곳 급증…총 323개

      지난 1년간 시가총액 1조원 이상 상장사 수가 76개나 늘었다. 시가총액 10조원 넘는 종목도 한 해 동안 17개 증가했다. 지난해 동안 주식시장은 코스피가 1999년 이후 최대 상승을 기록하는 등 역대급 불장을 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