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8억 유상증자 '해명' 나선 게임빌 "한게임과 싸우려면 실탄 필요"
“한게임, 위메이드 등과 싸우려면 최소 1000억원가량의 투자자금이 필요합니다.” 이용국 게임빌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사진)은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회사 측의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반발하고 있는 주주들에게 이 같은 해명을 내놓았다. 이 부사장은 “지금까지 게임빌은 오로지 창의성만으로 회사를 키워왔지만, 이제 모바일 게임 산업은 본격적인 산업화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며 “자본의 힘으로 회사를 키워나가야 하는 시점이 됐다는 판단에 자금 조달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게임빌은 지난 12일 장마감 후 공시를 통해 92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해 국내외 게임 개발사 인수합병(M&A) 등에 쓰겠다고 밝혔다. 이 사실이 미리 새어나가면서 게임빌은 이날 14.91% 급락했고, 13일에도 12.49% 떨어졌다.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크게 왜 주주배정이 아닌 일반공모로 증자를 하는가, 현금성 자산이 500억원이나 되는데 추가로 유상증자를 해야 하는가 등 두 가지였다.

이 부사장은 일반공모로 증자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게임빌이 2009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때만 해도 모바일 게임은 큰돈이 드는 산업이 아니어서 신주발행을 최소 규모로 했다”며 “이번 기회에 국내외 다양한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대주주가 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