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3일 통화·경제 정책의 효과를 면밀하게 살피며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을 통해 "앞으로 해외 위험 요인의 변화 추이와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정부 경제정책의 효과를 면밀하게 점검하면서 저성장 지속으로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금통위의 통화정책 기조가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과 발을 맞춰 경제정책 효과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향후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금통위는 "미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졌으나 유로지역에선 경제활동이 계속 부진했다" 며 "중국 등 신흥 시장국은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는 약간 낮아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대외 경제 여건에 대한 금통위의 부정적인 인식은 지난달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미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는 것은 변화가 없지만 유로 지역의 경기 부진이 지속됐고 신흥국 경기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분석이다.

세계 경제는 앞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불확실성 역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가능성과 주요국 재정건전화 추진 등과 관련한 이슈들이 성장세를 꺾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의 경우 소비 및 설비투자가 감소했으나 수출이 호전되고 건설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해 성장세가 미약하나마 지속됐다" 며 "고용 면에선 취업자 수가 50세 이상 연령층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제조업 분야에서 증가세 둔화 등으로 전월보다 증가 규모가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국내 경제에 대한 금통위 판단 역시 지난달과 달라지지 않았다. 수출을 중심으로 한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통위는 또 "앞으로 국내 경제가 세계 경제의 더딘 회복세등으로 상당 기간 마이너스의 '국내총생산(GDP) 갭'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GDP갭은 잠재 GDP와 실질 GDP의 격차로 마이너스 상태는 '경기 둔화'를 의미한다.

물가는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5월 중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0%를 기록해 지난달 1.2%보다 소폭 떨어졌다. 반면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전월 1.4%에서 1.6%로 올라갔다.

금통위는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국제 유가 및 농산물가격의변동 등 공급측면에서의 특이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당분간 낮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0%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과 10월, 올 5월에 0.25%포인트씩 낮아진 뒤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