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애플 세계개발자대회(WWDC)가 14일 막을 내린다. 이번 대회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버젼의 모바일 운영체제(OS) 'iOS7'을 발표하는 등 개발자들의 이목을 끌었지만 시장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애플 주가 내리막길…iOS7 선보였지만 주가 '무덤덤'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에 편입돼 있는 애플 주가는 지난해 9월 아이폰 5를 출시한 이후 줄곧 내림세다. 아이폰5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렸다. 주가는 고점에서 미끄러지기 시작해 하향세를 지속했다.

WWDC가 열린 지난 10일 애플 주가는 주당 441.810달러에서 438.890달러로 떨어졌다. 12일 432.190달러까지 밀린 주가는 전날 435.970달러로 소폭 반등했다.

WWDC는 OS발전 방향을 개발자에게 제시하는 애플의 연중 가장 큰 행사다. 이번에 발표한 iOS7은 기존 틀을 벗어나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하는 등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지지부진한 주가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iOS가 예전엔 아이튠스, 애플 앱스토어 등의 편의성으로 스마트폰 구입의 결정변수로 작용했지만 최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참고요인 정도로만 활용된다"고 평가했다.

◆아이폰 부진이 주가 끌어내려…아이폰 미니 출시 이후가 관건

애플 주가가 침체에 빠진 가장 큰 원인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판매 부진을 거론한다. 스마트폰 시장을 형성하고, 시장을 선도했던 애플이 최근 거꾸로 후발주자를 쫓아가는 형국이 되면서 투자자들이 애플에 거는 기대도 사라졌다는 것이다.

후발주자들에게 잠식당한 시장 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해 애플이 꺼내든 카드는 '아이폰 미니'. 보급형 저가 스마트폰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포석이다.

올해를 끝으로 하이엔드 스마트폰 성장세가 주춤해지면 '대세'로 떠오를 '미들 라인업 스마트폰'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겠다는 것. 높아진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를 반영한 대응책이다.

또 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에도 뛰어들 것으로 알려지면서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이폰은 그간 시장의 니즈를 등안시한 채 4인치 이하 액정 크기만을 고수해 왔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과 가격 다변화 정책은 애플이 시장 변화에 늦게나마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따라서 애플 주가 향방은 올 하반기 아이폰 미니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번 미들 라인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 주가는 제자리 걸음을 지속할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아이폰 미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점유율을 높인다면 애플은 다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아이폰 미니 등 미들 라인업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린다면 주가도 반응할 것"이라며 "애플의 브랜드 파워도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