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초대법인장으로 첫 발
호찌민 상공인연합회 설립 주도
"朴대통령·尹외교장관 만난적 없어"
지난 주말 발표된 영국 이탈리아 호주 등 23명의 대사 가운데 단연 주목받은 인물은 전대주 신임 주 베트남 대사(65·사진)였다. 외교부 안에서도 “올해 춘계 재외 공관장 인사에서 가장 예상치 못했던 ‘깜짝 인물’”로 꼽았다. 베트남에서 18년간 기업인으로 활동한 민간인 신분인 데다 전문 외교관이 아닌 사람이 주 베트남 대사로 임명된 건 이번이 처음이어서다.
17일 임명장을 받기 위해 일시 귀국한 전 대사가 16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무엇보다 베트남에 거주하는 동포들의 권익과 복리를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깜짝 임용’ 배경에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에 대해 전 대사는 “대사 내정 전까지 박 대통령이나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는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어느 날 갑자기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는 연락을 받고 저도 갸우뚱했습니다.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저에게 이런 중책을 맡기신 뜻이 있는 만큼 마지막 봉사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문 외교관이 아닌 점은 장점일 수도 있지만 단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외교관료로서의 경험이 없는 게 틀림없지만 외교든 무슨 일이든 한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기업인이자 현지 전문가로서 차별화된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설명이다. “기존의 외교 관련 업무는 베트남대사관의 탄탄한 조직이 있고 전문가들이 있는 만큼 저는 그분들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토론하다 보면 외교 전문성도 갖출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18년간 베트남에서 살면서 쌓아온 현지인, 교민들과의 네트워크가 장점인 만큼 최대한 활용할 예정입니다.”
전 대사는 1995년 LG화학의 베트남 투자법인(LG비나케미칼) 초대법인장으로 베트남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회사를 그만둔 뒤 6년간의 법인장 경험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QNM이란 컨설팅회사를 설립,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교역 자문역할을 했다. 호찌민한인상공인연합회(코참)의 설립을 주도한 원년멤버이기도 하다.
상공인연합회의 초대 부회장과 2대 회장, 고문을 맡았고 2011년부터 최근까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베트남지회장을 맡아왔다. 베트남 내 정·관계 인사와 산업계의 인맥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동포들이 서로 단결·화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기업인 출신으로 투자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만큼 베트남에서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