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통미봉남'…한·미·중 '삼각공조 흔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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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고위급회담 제안 북한 속셈은
한·중 회담 앞두고 中체면 세워주기 분석도
美 "말 아닌 행동으로 판단" 기존입장 재확인
< 通美封南·미국과 대화하며 한국은 배제하는 전략 >
한·중 회담 앞두고 中체면 세워주기 분석도
美 "말 아닌 행동으로 판단" 기존입장 재확인
< 通美封南·미국과 대화하며 한국은 배제하는 전략 >
북한이 또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북한은 16일 국방위원회 대변인의 중대담화를 통해 미국에 고위급회담을 제의했다. 남북 당국회담 무산 이후 대화재개가 정체국면을 맞은 상황에서 한·미·중 3국간 대북공조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국과의 회담 제의로 이전의 소위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다시 구사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미국과의 대화가 최종 목표였던 만큼 남북 당국회담 무산 이후 아예 남북대화를 건너뛰고 바로 북·미대화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것이다.
북한의 이번 제의는 헌법상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를 통해 나왔다. 형식도 ‘중대담화’라며 무게감을 더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뜻이 담겼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언급을 내놓은 것이다. 국방위 대변인은 담화에서 비핵화에 대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언급을 내놓은 것, 그리고 김정일의 유훈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의 정책노선으로 핵개발과 경제개발을 함께 추진한다는 이른바 ‘병진노선’을 밝혀왔다.
북한의 이번 제의는 이달 초 시작된 북한의 대화공세 연장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북한이 회담 의지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을 고려한 메시지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뜻을 밝혔다. 이달 말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합의가 도출되지 않도록 중국의 체면과 입장을 최대한 세워주는 카드를 꺼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에 대한 비핵화와 대화를 통한 긴장해소를 강조해온 중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중 정상회담의 정치적 효력을 상쇄시키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에 대한 압박카드의 측면도 있다. “남북 당국회담에 털끝만큼의 미련도 남아있지 않다”는 지난 13일 대남 담화를 행동으로 보여주며 ‘남한 외에도 대화의 상대는 많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미국은 일단 북한의 비핵화 행동이 먼저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우리(미국)는 한반도 비핵화에 다다를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협상을 원한다. 그러려면 북한이 유엔 결의안 등 국제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며 “우리는 북한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대화제의로 미국이 북한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정부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국과의 회담 제의로 이전의 소위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다시 구사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미국과의 대화가 최종 목표였던 만큼 남북 당국회담 무산 이후 아예 남북대화를 건너뛰고 바로 북·미대화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것이다.
북한의 이번 제의는 헌법상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를 통해 나왔다. 형식도 ‘중대담화’라며 무게감을 더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뜻이 담겼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언급을 내놓은 것이다. 국방위 대변인은 담화에서 비핵화에 대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언급을 내놓은 것, 그리고 김정일의 유훈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의 정책노선으로 핵개발과 경제개발을 함께 추진한다는 이른바 ‘병진노선’을 밝혀왔다.
북한의 이번 제의는 이달 초 시작된 북한의 대화공세 연장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북한이 회담 의지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을 고려한 메시지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뜻을 밝혔다. 이달 말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합의가 도출되지 않도록 중국의 체면과 입장을 최대한 세워주는 카드를 꺼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에 대한 비핵화와 대화를 통한 긴장해소를 강조해온 중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중 정상회담의 정치적 효력을 상쇄시키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에 대한 압박카드의 측면도 있다. “남북 당국회담에 털끝만큼의 미련도 남아있지 않다”는 지난 13일 대남 담화를 행동으로 보여주며 ‘남한 외에도 대화의 상대는 많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미국은 일단 북한의 비핵화 행동이 먼저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우리(미국)는 한반도 비핵화에 다다를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협상을 원한다. 그러려면 북한이 유엔 결의안 등 국제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며 “우리는 북한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대화제의로 미국이 북한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