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사설] 국회는 장관 불러대지 말고 세종시로 내려가라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새누리당 창조경제일자리창출특위 첫 회의(14일)에서 민간위원인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가 중앙부처 공무원을 국회로 부르는 관행부터 없애라고 쓴소리를 했다고 한다. 황 대표는 “창조경제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인데 모든 부처를 국회로 불러 시간 낭비가 엄청나다”며 “앞으로 국회 보고는 의원들이 각 부처에 가서 받으라”고 주문했다. 장차관들을 수시로 불러대면 언제 일을 하느냐는 지적이다.

    서울, 과천, 세종시로 3원화된 행정시스템의 비효율성은 세종시 출범 전부터 예견돼왔다. 영상회의로 극복될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정홍원 총리의 경우 총 95일의 업무일 중 75일을 서울에서 보냈고 온전히 세종시에서 일한 날은 고작 6일뿐이었다. 세종시 장관들도 서울 등 다른 곳에서 보낸 일정이 80%를 웃돈다. 심지어 어떤 장관은 회의, 취소, 재소집으로 인해 하루에만 KTX를 네 번 탔다는 웃지못할 일화도 있다.

    이런 비효율은 비단 서울~세종시 간 120㎞라는 물리적 거리 탓만은 아니다. 간단한 보고조차 장차관을 불러다 군기를 잡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국회의원들의 관행에도 원인이 있다. 문제를 알면서도 의원들이 대면(對面)보고를 고집하는 것은 인사청탁을 넣거나 지역구 민원을 해결하려는 의도라는 게 관료사회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쪽지예산 파동, 본회의장에서 인사청탁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의원을 보면 틀린 얘기도 아니다.

    이전 대상 36개 정부기관 중 아직 절반도 안 옮겼는데 이 정도이니 내년 말 이전 완료 이후의 혼란상은 불 보듯 뻔하다. 슈퍼갑(甲) 정치가 행정의 비효율을 증폭시켜선 곤란하다. 업무보고를 해당 부처에 가서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마저도 싫다면 차라리 국회가 세종시로 내려가라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ADVERTISEMENT

    1. 1

      [기고] 바이오 혁신 R&D가 뿌리내리려면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슬픈 열대>에서 원주민의 독특한 문제 해결 방식을 소개했다. 숲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을 발견하면, 당장 쓸모를 알지 못하더라도 일단 챙긴다. 그리고 훗날 그 물건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2. 2

      [한경에세이] '완성형 인재' 키울 섀도 캐비닛

      정치 신인에게는 처음부터 ‘완생’을 요구하면서, 정작 그 경로는 철저히 개인의 고군분투에 떠넘기는 구조. 한국 정치의 뼈아픈 모순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선거철마다 각 정당은 앞다투어 외부 인...

    3. 3

      [특파원 칼럼] 앞뒤 안 맞는 트럼프의 투자 독촉

      “한국의 대미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를 이행하는 것입니다.”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갈라 행사에 참석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단상에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