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에서 7월과 8월은 비수기로 통하지만 올해는 더욱 힘든 시기가 될 전망이다. 백화점의 냉방 제한 온도가 지난해보다 높아져 손님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서다.

17일 정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에너지 다소비 건물로 지정된 476곳은 18일부터 8월30일까지 실내 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또 전력 사용량이 많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에어컨을 30분 단위로 껐다 켜야 한다.

백화점들은 특히 지난해까지 25도였던 냉방 제한 온도가 1도 높아져 매출에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실내온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몸에서 땀이 많이 나 옷을 갈아입는 과정에서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며 “자연히 의류 매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가 2009년 7월30일부터 백화점 실내온도를 25도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한 결과 그해 8월 신세계백화점의 여성의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3% 늘어나는 데 그쳐 증가율이 전년도 8월(10.3%)보다 대폭 낮아졌다.

백화점들은 의류매장 탈의실에 선풍기를 설치하고 고객에게 차가운 생수를 나눠 주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실내 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유지해야 해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전 점포가 규제 대상이다. 롯데백화점은 안산점과 본점 영플라자, 청주 영플라자 등 3개 점포가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지만 자율적으로 온도 제한 규정을 지키기로 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