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9일 美 FOMC 관건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지역별로 세분화하되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국가별로 투자전략 다시 짜야
17일 펀드 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신흥국 채권펀드 수익률은 지난 한 달간 -6.07%(14일 기준)를 기록했다. 남미신흥국채권 수익률만 놓고 보면 -8.24%다. 지역별 채권펀드 중에서 수익률이 가장 저조하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흔들리는 이머징 채권투자’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금리 상승 및 달러 강세 △원자재 슈퍼사이클 둔화 △터키 등 정치불안 및 리더십 약화 △신흥국 성장동력 정체 등 네 가지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신환종 우투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다면 신흥국 역시 금리상승 도미노에서 자유롭지 못한데다 자금유출에 따른 통화가치 하락 우려까지 있다”며 “장기 투자할 게 아니라면 신흥국별로 투자전략을 다르게 세워야 할 때”라고 했다.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글로벌 자금유출 우려가 높은 국가의 채권에 대해선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이날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ODI) 규모가 1억달러 이상인 국가 중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25개국의 투자위험을 평가한 결과 아르헨티나를 ‘요주의-매우 높음’으로 분류했다. 투자위험이 가장 낮은 나라는 말레이시아였다.
강성호 KB자산운용 해외운용본부 팀장은 “최근 고점에 들어간 신흥국 채권 투자자들은 원금 회복까지 7~8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신흥국 채권에 투자할 땐 무엇보다 통화가치의 움직임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FOMC 결과에 주목”
신흥국 채권 금리의 향배는 18~19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외국인이 신흥시장에서 추가로 자금을 뺄 것인지가 사실상 판가름난다는 이유에서다.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FOMC 결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이 점진적일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면 신흥국 채권의 자금이탈 속도도 더뎌지게 될 것”이라며 “다만 어떤 경우에도 신흥국 채권을 고를 땐 기초체력이 강한 나라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이후 단기적으로 외국인 자금이탈에 대한 경계감이 작아질 수는 있지만 출구전략 가능성이 계속 열려 있다는 게 문제”라며 “채권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하 미래에셋자산운용 운용본부장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신흥국 채권처럼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안겨줄 대안 상품이 많지 않다”며 “달러나 유로화로 표시된 신흥국 국채와 준정부채 등에 투자할 경우 향후 2, 3년간 연 5~6%의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재길/안상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