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게임빌 유상증자 정보 샜나…한국거래소, 조사 착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기관 이례적 대량 매도 '의혹'
▶마켓인사이트 6월18일 오전 8시33분
![[마켓인사이트] 게임빌 유상증자 정보 샜나…한국거래소, 조사 착수](https://img.hankyung.com/photo/201306/AA.7561886.1.jpg)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18일 “유상증자처럼 주가에 민감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을 공시한 종목들은 내부정보를 이용한 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예의주시한다”며 “공시 전에 기관투자가들이 이례적으로 주식을 대량 매도한 만큼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게임빌은 지난 12일 장마감 이후인 오후 4시께 92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게임빌 주가는 이미 장중에 급락세를 보여 결국 14.91% 하락한 9만5300원에 마감했다. 게임빌이 공시하기 전에 유상증자 정보가 새나갔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기관투자가들이 이날 순매도한 물량은 23만3232주로, 2009년 7월 게임빌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래 가장 많은 규모였다. 외국인도 ‘팔자’에 나섰지만 순매도 규모는 2만1440주에 불과했다. 기관투자가들이 내놓은 게임빌 주식을 받아간 개인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다. 장마감 뒤 게임빌이 유상증자 사실을 공시하면서 이튿날인 13일엔 주가가 12.49% 급락했고, 17일에도 6.24% 하락했기 때문이다.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12일 시장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내놨거나 ‘시장가 주문’ 방식으로 대규모 매도 주문을 내놓은 계좌는 내부 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감시본부는 12일 매매거래에서 의심스러운 정황이 발견되면 심리부로 이관시켜 추가 조사를 할 계획이다. 심리부는 특정 계좌의 주인을 가려낸 뒤 계좌 주인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는 곳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그러나 이번 조사가 기관투자가들에 대한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기업 내부정보가 기관투자가들에 새나간 사례가 워낙 많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가의 내부정보 이용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일 정도로 일상화돼 있지만 실제 처벌받은 사례는 없다”며 “불공정거래를 근절하고자 한다면 시세조종뿐 아니라 기관투자가들의 일탈행위도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