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유관기관들이 지난해 증시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 등으로 경영평가에서 부진한 성적을 받았다.

1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2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은 기관 평가에서 각각 D등급, C등급을 받았다.

기관평가 등급이 전년 대비 각각 두 단계씩 떨어진 것이다. 거래소와 예탁원은 2011년 경영평가에서 각각 B등급, A등급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 경기 침체로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거래소와 예탁원 등 증권 유관기관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증권 유관기관의 경영 투명성 제고 등을 위한 감사의 역할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이에 거래소와 예탁원은 감사 평가에서 모두 D등급에 그쳤다.

반면 증권 유관기관장들은 이보다 다소 높은 등급을 받았다. 김경동 예탁원 사장과 지난 13일 퇴임한 김봉수 전 거래소 이사장은 기관장 평가에서 B등급에 속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경영평가 결과가 향후 기관장 인선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김경동 예탁원 사장의 경우 이명박 정부 시절 임명된 증권 유관기관장 중 현직에 남아있는 마지막 인물로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사장의 임기 만료는 내년 8월이다.

예탁원 관계자는 "지난해 증시 부진 여파로 경영평가 등급이 전년보다 떨어졌지만 예상보다는 나은 수준인 C등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김봉수 전 이사장이 이미 퇴진했기 때문에 이번 경영평가가 기관장 인선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거래소는 '관치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차기 이사장 인선 절차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