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한일재단 공동 캠페인] 태방파텍 "깐깐한 日 기술자 덕에 두 마리 토끼 잡았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경·한일재단 기획 '일본 퇴직 기술자 유치'
식품포장재 제조업체 태방파텍, 日 기술자와 신축공장 생산 시스템 안정화
식품포장재 제조업체 태방파텍, 日 기술자와 신축공장 생산 시스템 안정화
"2011년부터 일본 아즈마식품에 낫토 포장지를 공급하며 대량 수출에 물고를 텄습니다. 그러나 일본 업체의 까다로운 품질 개선 요구에 부응하기가 쉽지는 않았죠. 결국 일본 퇴직 기술자에게 기술 지원을 받아 생산공정 개선과 품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18일 경기 양주시 태방파텍 본사에서 만난 이광식 기술연구소 전무이사는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을 통해 만난 마키마사 곤도 씨(71)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식품포장재 제조업체인 이 회사는 곤도 기술자의 기술 지원으로 생산시스템을 안정화 할 수 있었다.
1998년에 설립된 태방파텍은 일명 '숨쉬는 포장지'로 농산품 포장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포장 필름에 작은 공기 구멍을 뚫어 채소의 신선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기능성 포장지를 국내 최초로 생산한 것. 태방파텍은 현재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에 숨쉬는 포장지를 판매해 지난해 1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농산품 포장재에 주력하던 사업 분야를 가공식품 포장재로 넓히기 시작한 것은 2011년이다. 마침 깐깐한 품질관리로 소문난 일본 아즈마식품과 계약을 맺으면서 가공식품 포장재 수출길도 열었다.
이 전무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식품포장에 각별히 신경을 쓰면서 일본 업체가 한국으로 직접 감리를 보내 생산공정과 제품을 체크했다"며 "공장 신축과 설비 개선을 내세워 계약을 따냈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특단의 조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곤도 씨에게 기술 이전을 받기 시작한 것도 이런 조치 중 하나였다. 일본 미쓰비시 화성에서 30여년 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그는 식품포장용 필름 제조 분야에 폭넓은 경험을 가진 베테랑 기술자였다.
곤도 씨가 품질 개선을 위해 가장 강조한 점은 '위생'이었다. 농산물 포장재 대비 이물질에 훨씬 민감한 가공식품 포장재를 수출하기 위해선 작업 의식부터 공장 환경까지 위생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 전무는 "처음엔 곤도 씨의 작업 방식에 의구심을 갖기도 했지만 이물질로 인한 불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이를 계기로 작업자들도 위생 관념을 새롭게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곤도 씨는 신축 공장의 생산 안정화에도 기여했다. 2011년 당시 기존 공장의 5배 규모인 홍죽 제1공장을 완공하면서 작업환경을 정비하는 게 필수적이었다. 곤도 씨의 조언으로 태방파텍은 인쇄된 포장필름을 원본과 대조하는 검품기를 들이고 작업 규칙을 매뉴얼화 했다. 그 결과 필름 인쇄기의 생산성을 30% 가량 향상시킬 수 있었다.
이 같은 방식의 기술 도입이 본격화된 것은 2008년이다.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은 이즈음 대거 은퇴한 일본 베이비붐 세대의 기술과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 ‘일본 퇴직기술자 유치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한국 기업의 부품·소재 분야 기술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양국 간 협력관계를 개선시키는 데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태방파텍은 올 하반기 새로운 일본 퇴직 기술자와의 협력을 앞두고 있다. 생산공정 개선에 이어 단열, 탈취, 항균 포장재 등 기능성 포장재 개발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함이다.
이 전무는 "곤도 씨는 항상 우리에게 전국체전(국내 시장) 우승에 만족하지 말고 올림픽 대회(글로벌 시장)를 준비하라고 얘기했다"며 "그의 말대로 신제품 개발을 통해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양주=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18일 경기 양주시 태방파텍 본사에서 만난 이광식 기술연구소 전무이사는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을 통해 만난 마키마사 곤도 씨(71)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식품포장재 제조업체인 이 회사는 곤도 기술자의 기술 지원으로 생산시스템을 안정화 할 수 있었다.
1998년에 설립된 태방파텍은 일명 '숨쉬는 포장지'로 농산품 포장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포장 필름에 작은 공기 구멍을 뚫어 채소의 신선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기능성 포장지를 국내 최초로 생산한 것. 태방파텍은 현재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에 숨쉬는 포장지를 판매해 지난해 1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농산품 포장재에 주력하던 사업 분야를 가공식품 포장재로 넓히기 시작한 것은 2011년이다. 마침 깐깐한 품질관리로 소문난 일본 아즈마식품과 계약을 맺으면서 가공식품 포장재 수출길도 열었다.
이 전무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식품포장에 각별히 신경을 쓰면서 일본 업체가 한국으로 직접 감리를 보내 생산공정과 제품을 체크했다"며 "공장 신축과 설비 개선을 내세워 계약을 따냈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특단의 조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곤도 씨에게 기술 이전을 받기 시작한 것도 이런 조치 중 하나였다. 일본 미쓰비시 화성에서 30여년 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그는 식품포장용 필름 제조 분야에 폭넓은 경험을 가진 베테랑 기술자였다.
곤도 씨가 품질 개선을 위해 가장 강조한 점은 '위생'이었다. 농산물 포장재 대비 이물질에 훨씬 민감한 가공식품 포장재를 수출하기 위해선 작업 의식부터 공장 환경까지 위생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 전무는 "처음엔 곤도 씨의 작업 방식에 의구심을 갖기도 했지만 이물질로 인한 불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이를 계기로 작업자들도 위생 관념을 새롭게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곤도 씨는 신축 공장의 생산 안정화에도 기여했다. 2011년 당시 기존 공장의 5배 규모인 홍죽 제1공장을 완공하면서 작업환경을 정비하는 게 필수적이었다. 곤도 씨의 조언으로 태방파텍은 인쇄된 포장필름을 원본과 대조하는 검품기를 들이고 작업 규칙을 매뉴얼화 했다. 그 결과 필름 인쇄기의 생산성을 30% 가량 향상시킬 수 있었다.
이 같은 방식의 기술 도입이 본격화된 것은 2008년이다.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은 이즈음 대거 은퇴한 일본 베이비붐 세대의 기술과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 ‘일본 퇴직기술자 유치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한국 기업의 부품·소재 분야 기술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양국 간 협력관계를 개선시키는 데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태방파텍은 올 하반기 새로운 일본 퇴직 기술자와의 협력을 앞두고 있다. 생산공정 개선에 이어 단열, 탈취, 항균 포장재 등 기능성 포장재 개발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함이다.
이 전무는 "곤도 씨는 항상 우리에게 전국체전(국내 시장) 우승에 만족하지 말고 올림픽 대회(글로벌 시장)를 준비하라고 얘기했다"며 "그의 말대로 신제품 개발을 통해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양주=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