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20일 오전 6시11분

우리금융그룹의 사모펀드(PEF)인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의 1호펀드가 만기를 연장하지 않고 해산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투자 기업들이 잇따라 문제가 발생하고 펀드매니저 전원이 물갈이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3000억원 규모의 펀드 투자금 중 절반가량을 회수하지 못한 채 해산될 전망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PE는 22일 1호펀드 해산을 앞두고 출자자(LP)들과 향후 처리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2006년 6월 3440억원 규모로 설립된 펀드 1호는 7년간 총 3000억원이 투자됐다. 현재로서는 펀드를 해산하되 우리PE가 청산 관리인으로서 남은 자산을 계속 관리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우리PE 1호펀드의 포트폴리오는 PE업계에선 ‘난해’하기로 유명했다. 투자금 회수가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투자처는 금호종합금융. 우리PE는 2007년 경영권을 인수했지만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고 매각에 실패하면서 금호종금은 결국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펀드 만기를 1주일 앞두고 극적으로 우리금융지주의 유상증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미국 맨해튼 AIG빌딩도 우리PE가 속앓이를 했던 투자다. 다행히 2년 만에 매각을 완료해 투자금 대비 19%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 보광그룹 계열사인 신텔에도 투자했지만 디스플레이 업황 악화로 부도가 나는 아픔을 겪었다.

우리PE 1호펀드가 아직 회수하지 못한 투자금은 13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 중 금호종금 지분은 대량매매 등으로 처분하고 유피케미칼은 내년까지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PEF업계 관계자는 “당시 투자를 담당했던 핵심 운용자들이 회사를 나가면서 후임자들이 남아 뒤처리를 해야 했다”면서 “그나마 이승주 사장을 비롯한 후임들이 무난하게 마무리해 우리PE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상당 부분 개선했다”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