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 탈세' 돌체&가바나 나란히 징역형
이탈리아의 명품 패션 브랜드 ‘돌체&가바나’의 창업자들이 탈세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는 혐의다. 최근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 등에서 중요한 의제로 떠오른 다국적 기업들의 조세피난처를 통한 탈세 행위에 경종을 울릴 전망이다.

외신들은 19일(현지시간) 돌체&가바나의 창업자 도미니코 돌체(54·사진 오른쪽)와 스테파노 가바나(50·왼쪽)가 탈세 혐의로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에서 집행유예 1년8개월과 벌금 50만유로를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안토넬라 브람빌라 밀라노 법원 판사는 “두 사람이 세금을 덜 내기 위해 룩셈부르크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점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돌체&가바나는 2004년 룩셈부르크에 ‘가도’라는 이름의 지주회사를 세웠다. 밀라노 검찰은 돌체&가바나가 이 회사를 통해 10억유로 상당의 매출에 부과될 세금을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최종 변론에서 결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과된 50만유로는 1차 벌금이다. 벌금은 최대 1000만유로에 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1985년 돌체&가바나를 세웠다.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가수 마돈나,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등도 즐겨 입는다. 2003년 5억달러 수준이던 매출은 2011년 6억3300만달러까지 뛰었다.

검찰에 앞서 이탈리아 국세청은 2011년 4월 두 사람을 탈세 혐의로 법원에 제소했다. 당시 이탈리아 법원은 1심에서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이탈리아 검찰은 항소 끝에 1심 판결을 뒤집는 데 성공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