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의 가치는 경쟁사가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고객들의 몫이다."

르노삼성자동차가 20일 경쟁 업체인 기아자동차에 일침을 가하는 반박 자료를 냈다.

이날 '더 뉴 K5' 발표 행사를 연 기아차 측에서 르노삼성의 경쟁 모델인 SM5 TCE(터보 모델)를 비하 하는 발언을 한 것이 발단이 됐다. 기아차가 SM5 1.6 터보는 '저배기량 고가격' 정책을 썼다면서 제품 가치를 깎아내린 것.

기아차 국내상품팀 관계자는 "SM5 TCE는 저배기량에 고가격 정책을 취했는데, 이번에 책정된 K5 가격이 경쟁사에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K5 2.0 터보는 배기량이 높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게 책정돼 소비자들이 더 매력적인 상품으로 느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르노삼성 측은 고객들의 선택을 통해 제품의 가치를 평가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적은 배기량이어서 더 싸게 팔아야 한다는 단순 논리는 고객 수준을 자기들의 기준에 놓고 보는 오만한 행태라는 것.

르노삼성 관계자는 "SM5 1.6은 배기량을 낮추고 성능은 높인 제대로 된 다운사이징 엔진이 들어갔지만 K5 2.0 터보는 단지 고성능 엔진을 얹은 것"이라면서 "신차 발표회에서 경쟁사 제품을 헐뜯는 것은 세련되지 못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1618㏄ 엔진을 단 SM5 TCE는 최대 190마력, 24.5㎏·m의 힘을 낸다. 1998㏄ 엔진을 얹은 K5 터보는 최대 271마력, 37.2㎏·m이다. 가격은 SM5 TCE 2710만원, K5 터보는 2795만~2995만원이다. 표시연비는 SM5 TCE가 ℓ당 13㎞로 K5 터보(10.3㎞/ℓ)를 앞선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