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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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도박에서 돈을 따면 쾌감을 자극하는 뇌 부위가 활성화된다. 초콜릿을 먹을 때나 술을 마실 때와 비슷하다. 놀라운 점은 돈을 따지 않을 때도 이런 반응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슬롯머신에서 두 개만 맞히고 안타깝게 한 개를 놓쳐도 두뇌에서 같은 흥분이 일어난다니 참 오묘하다.
도박의 심리를 ‘오디세우스를 유혹하는 세이렌’에 빗대 설명하는 학자도 있다. 마력적인 노래로 유혹하는 여신을 경계하다 존경하게 되고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이 곧 도박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도박의 역사도 길다.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1600년에 타우·세나트 등의 도박이 행해졌고 고대 로마 유적지에서도 여러 도박기구가 발견된다.
도박 중에서도 카지노는 국가적으로 공인된 노름장소다. ‘작은 집’을 뜻하는 카사(casa)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원래 르네상스시대 귀족의 오락장을 뜻하는 말이었다. 1861년 개설된 모나코의 몬테카를로와 1931년 공인된 미국 네바다주의 라스베이거스가 유명하다. 미국에만 700개 가까운 카지노장이 있는데 세계 최대 규모는 텍사스 스테이션 카지노로 면적이 2만5000㎡나 된다. 2만명을 수용하는 잠실 실내체육관과 맞먹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마카오가 세계 최대 카지노로 부상했다. 지난해 카지노 매출은 380억달러(약 40조원)로 라스베이거스의 61억달러보다 6배나 많다. 가장 큰 고객은 역시 중국 갑부들이다. 싱가포르도 급성장하고 있다. 2010년 55층짜리 빌딩 3개를 연결한 카지노 리조트를 완공한 후 외국인 관광객이 2년 새 140만명이나 늘었다. 이 덕분에 생긴 일자리도 5만개나 된다고 한다. 지난해 올린 수입만 약 53억달러다. 뒤질세라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가 뛰어들었고 일본도 내년부터 카지노를 합법화할 태세다.
국내엔 내외국인 겸용인 강원랜드 외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16곳 있다. 지난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찾은 관광객은 238만3000여명. 외국인 관광객 5명 중 1명꼴로 방문한다. 중국인은 97만명, 일본인은 79만명으로 두 나라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70%가 넘는다. 카지노의 외화가득률은 93.7%로 자동차(71%), 휴대전화(52%), 반도체(43%)를 훌쩍 뛰어넘는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설립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당장 ‘큰손’들을 다 뺏길 것이라며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고, 내국인 도박중독을 걱정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는 이도 있다. 돈은 벌고 싶고 중독 폐해는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게 쉽진 않다. 오디세우스는 세이렌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돛대에 묶었다고 한다. 묘안이 없을는지.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도박의 심리를 ‘오디세우스를 유혹하는 세이렌’에 빗대 설명하는 학자도 있다. 마력적인 노래로 유혹하는 여신을 경계하다 존경하게 되고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이 곧 도박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도박의 역사도 길다.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1600년에 타우·세나트 등의 도박이 행해졌고 고대 로마 유적지에서도 여러 도박기구가 발견된다.
도박 중에서도 카지노는 국가적으로 공인된 노름장소다. ‘작은 집’을 뜻하는 카사(casa)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원래 르네상스시대 귀족의 오락장을 뜻하는 말이었다. 1861년 개설된 모나코의 몬테카를로와 1931년 공인된 미국 네바다주의 라스베이거스가 유명하다. 미국에만 700개 가까운 카지노장이 있는데 세계 최대 규모는 텍사스 스테이션 카지노로 면적이 2만5000㎡나 된다. 2만명을 수용하는 잠실 실내체육관과 맞먹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마카오가 세계 최대 카지노로 부상했다. 지난해 카지노 매출은 380억달러(약 40조원)로 라스베이거스의 61억달러보다 6배나 많다. 가장 큰 고객은 역시 중국 갑부들이다. 싱가포르도 급성장하고 있다. 2010년 55층짜리 빌딩 3개를 연결한 카지노 리조트를 완공한 후 외국인 관광객이 2년 새 140만명이나 늘었다. 이 덕분에 생긴 일자리도 5만개나 된다고 한다. 지난해 올린 수입만 약 53억달러다. 뒤질세라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가 뛰어들었고 일본도 내년부터 카지노를 합법화할 태세다.
국내엔 내외국인 겸용인 강원랜드 외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16곳 있다. 지난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찾은 관광객은 238만3000여명. 외국인 관광객 5명 중 1명꼴로 방문한다. 중국인은 97만명, 일본인은 79만명으로 두 나라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70%가 넘는다. 카지노의 외화가득률은 93.7%로 자동차(71%), 휴대전화(52%), 반도체(43%)를 훌쩍 뛰어넘는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설립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당장 ‘큰손’들을 다 뺏길 것이라며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고, 내국인 도박중독을 걱정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는 이도 있다. 돈은 벌고 싶고 중독 폐해는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게 쉽진 않다. 오디세우스는 세이렌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돛대에 묶었다고 한다. 묘안이 없을는지.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