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쇼크’ 여진으로 유럽과 미국 증시가 2~3% 하락하자 국내 금융시장이 21일 다시 흔들렸다. 주가와 채권값, 원화가치가 연이틀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7.66포인트(1.49%) 내린 1822.83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800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는 양적완화 정책의 출구 일정을 언급한 직후인 전날보다 코스피 낙폭(2%)은 줄었으나 외국인 순매도(4574억원) 규모는 커졌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우려되던 연 3%선을 결국 넘어버렸다. 전날보다 0.10%포인트 급등, 연 3.04%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54.5원으로 마감, 전날보다 8.8원 올랐다. ‘버냉키 쇼크’ 이후 이틀 새 23.7원 급등했다.

국내 금융시장의 동요는 약 52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자금의 이탈 가능성 때문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시작된 2008년 11월 이후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총 52조원에 이른다.

국제 원자재 가격도 직격탄을 맞았다. 올 들어 줄곧 떨어진 금값은 20일 4.79% 하락해 트로이온스(31.1g)당 1290달러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은 한때 t당 6750달러까지 떨어졌다. 20개월 만의 최저치다.

장규호/노경목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