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다음달 치러지는 일본 참의원 선거의 전초전 격인 도쿄도(都)의회 선거에서 압승했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23일 도쿄지역 지방의원을 뽑는 도의회 선거(총 127석)에서 밤 12시 현재 82석을 확보, 과반을 넘어섰다. 자민당은 선거 전 39석에서 59석으로 크게 늘어 제1당의 자리를 되찾았고, 공명당도 23석을 확보해 제2당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민당과 공명당 후보의 선전은 엔저를 기반으로 경제 재도약을 노리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직 기반이 탄탄한 양당은 이번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둠으로써 내달 참의원 선거에서도 목표로 삼은 과반 의석 확보 가능성을 높였다.

반면 선거 전 43석으로 제1당이었던 민주당은 15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위안부 망언으로 궁지에 몰린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공동대표)의 일본유신회도 부진했다. 선거 전 3석에서 2석으로 밀려 제2당을 노리던 당초 목표에 크게 미달했다. 하시모토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공동대표 자리를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간사장은 판세가 가려진 뒤 NHK에 출연, “도민 여러분의 고마운 심판을 받았다”며 “이 결과를 다음 (참의원) 선거에 연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호소노 고시 민주당 간사장은 “결과를 매우 엄격하게 받아들인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43.50%로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42개 선거구에서 도쿄도 지방의원 127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여성 후보자 53명을 포함해 총 253명이 나섰다. 정당별로는 자민당 후보가 59명으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44명) 공명당(23명) 등의 순이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