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버냉키 쇼크' 여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심리적 지지선으로 간주되는 1800선에 접근한 만큼 코스피지수의 단기 반등을 염두에 두고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가격 매력이 커졌고 실적과 수급이 받쳐주는 일부 종목들의 경우 매수를 중심으로 한 단기 대응이 유리하다는 진단이다.

24일 오전 11시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95포인트(0.60%) 떨어진 1811.88까지 추락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와 함께 외국인 매물 출회가 12거래일째 이어지면 코스피지수는 장중 1805.01으로 연중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지수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은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0.87배였으나 현재 0.96배" 라며 "시장 참가자들이 금융위기가 다시 올 것이란 우려를 반영한 '과매도' 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형주를 중심으로 가격 매력이 부각되는 국면이란 평가다. 대형주들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인 만큼 관련 종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저평가된 종목은 삼성전자, 현대차, LG디스플레이, SK이노베이션" 이라며 "하나금융, 삼성SDI, 엔씨소프트, 현대제철 등은 저평가 정도가 심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역사적 최저치에 근접한 종목들"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현재 시가총액 100위에 드는 대형주들의 시가총액을 에비타(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로 나눈 값이 3.75로 집계돼 최저치인 2008년 10월 당시 3.62~3.71 이후 가장 낮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게 전문가들은 가격 매력과 함께 실적과 수급을 염두에 둔 종목 선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외국인 지분율이 역사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해 추가적인 순매도 가능성이 낮은 업종과 종목에 관심을 갖는 전략이 단기적으로 수익률 방어책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BS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유가증권시장의 경기소비재, 건강관리, 정보기술(IT)를 제외한 모든 업종 외국인 지분율이 2004년 이후 평균 수준을 밑돌고 있다.

특히 유틸리티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2004년 이후 평균치를 하회하면서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통신서비스와 소재, 산업재 업종 역시 외인 지분이 최근 10년 간 평균 수준을 밑돌아 최저 수준에 가까워졌다.

홍순표 BS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산업재와 유틸리티 업종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점차 개선되고 있어 외국인이 추가적으로 순매도에 나설 가능성을 낮춰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