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과 실버영화관이 올해 어버이날에 공동으로 주최한 카네이션 영화제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노인 관객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있다. SK 제공
SK케미칼과 실버영화관이 올해 어버이날에 공동으로 주최한 카네이션 영화제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노인 관객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있다. SK 제공

SK케미칼 5년째 후원 낙원상가의 ‘실버영화관’
사회적기업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소개돼 주목

24일 오후 1시 무렵 서울 낙원동 낙원상가 4층에 있는 실버영화관. 매표소에서 표를 사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종종걸음으로 입구로 향했다. 이날 상영작은 게리 쿠퍼와 오드리 햅번 주연의 1957년작 미국 영화 ‘하오의 열정’.

옛 허리우드극장이 2009년 이름을 바꾼 이 영화관은 SK케미칼이 5년째 후원하고 있는 곳이다. 만 55세 이상이면 단돈 2000원에 추억의 옛 명화를 즐길 수 있다. SK그룹이 서울시와 손잡고 영화관을 사회적 기업으로 변모시켜 고령자를 위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현장이다.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2013 세계 노인학·노인의학 사회적기업 국제심포지엄’에서는 SK의 실버영화관 사업이 성공적인 모델로 소개됐다. 4년마다 대륙을 바꿔가며 열리는 이 심포지엄은 ‘노인학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올해는 서울에서 27일까지 100여개국에서 5000여명이 참석해 고령화 사회의 문제와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발표자로 나선 김은주 실버영화관 대표는 “영화, 연극, 공연 등을 사회적 기업과 접목시켜 노인문화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한 성공 사례”라며 “고령화 사회에 맞는 다양한 사회적 기업용 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버영화관은 국내 문화예술 분야에서 첫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됐다. 개관 이래 SK케미칼은 약 6억원을 기부했고, 서울시도 매년 1억5000만원 가량을 지원하는 민·관 공동사업이다.

SK 관계자는 “매일 4회씩 상영하는데 주말이면 매진이고 평일에도 평균 85% 이상 좌석이 들어찬다”며 “지난 5월까지 총 66만여명이 다녀갔다”고 설명했다.

심포지엄에선 해외 사례도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캐나다 사회적 기업인 ‘상트로폴 로랑’의 채드 루벨스키 사무국장은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해주는 사업 모델을 발표했다. 루벨스키 사무국장은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단순히 도시락만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배달용 자전거를 수리하는 사업과 도시락의 재료가 되는 유기농 식자재를 생산하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하고 고용창출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