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축소 예고로 타격 받았던 세계 자산시장이 이번에는 중국발 ‘돈줄 죄기’로 인해 요동치고 있다. 24일 중국 증시는 은행권의 유동성 위기와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5% 이상 폭락했다. 국내 금융시장은 중국발 악재로 코스피지수가 11개월 만에 1800선 밑으로 떨어지고 국고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주식·채권·외환시장이 ‘트리플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23.82포인트(1.31%) 급락한 1799.01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18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작년 7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채권·외환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7원 올라 달러당 1161원40전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08%포인트 오른(채권값 하락) 3.12%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돈줄 죄기’에 대한 우려로 상하이종합지수가 오후 2시30분께(한국시간) 2000 밑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5.29% 폭락한 1963.24로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2000 밑으로 내려간 것은 작년 12월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국 국채 금리 역시 큰 폭으로 올랐다. 10년물 금리는 이날 한때 2.66%까지 치솟으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증시도 직격탄을 맞아 FTSE유로퍼스트300지수가 장중 1.5%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높아져 유럽 공포지수(VStoxx)는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며 달러인덱스(DXY)는 0.4% 오른 82.66을 나타냈다.

황정수/노경목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