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시스템즈가 전남 고흥군에 세운 해양바이오연료 파일럿플랜트. 연합뉴스
바이올시스템즈가 전남 고흥군에 세운 해양바이오연료 파일럿플랜트. 연합뉴스
해조류 바이오에탄올 시대 열린다
바다에 사는 해초에서 바이오연료를 뽑아내는 ‘해조류바이오에탄올’ 시대가 국내에서 열리게 됐다. 사탕수수나 옥수수 등에서 추출하던 바이오에탄올을 해조류에서 뽑아내는 공장을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올시스템즈(사장 김인식·사진)는 24일 전남 고흥군 도양읍 해조류바이오에탄올 연구센터에서 ‘해양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한 파일럿플랜트 준공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승남 고흥·보성 지역구 국회의원(민주당)과 박병종 고흥군수, 임영묵 전남 녹색성장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에 완공된 파일럿플랜트는 대규모 공장을 짓기에 앞서 기술적 경제적 가능성을 검증하는 ‘실증공장’으로 상용화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

바이올시스템즈가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해조류바이오에탄올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정부 예산을 투입해 지원하는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전략과제 사업이기도 하다. 1차 사업비는 104억원 규모다.

바이올시스템즈는 2009년 12월부터 3년 동안 해조류에서 99.5% 순도의 에탄올을 추출하는 공정을 구축했다. 해조류 바이오에탄올 공정의 시험운전 결과 원료 투입 대비 20% 수율을 기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는 연구실 규모에서 얻은 실험 수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해조류바이오에탄올의 생산단가는 옥수수나 사탕수수 바이오에탄올의 중간 수준인 ℓ당 0.36~0.6달러다. 이 정도면 가격 변동성이 크고 삼림 개간으로 인한 환경파괴 우려가 큰 곡물계 바이오에탄올과 비교해 경제성이 있다는 것이 회사의 평가다.

바이오에탄올 시장은 화석연료 고갈에 대비한 각국이 경쟁적으로 개발에 뛰어들면서 2000년 이후 연평균 20.4% 성장했다. 특히 연 4~6모작이 가능하고 경작지를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없는 해조류가 3세대 바이오에탄올 원료로 주목받으면서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인식 바이올시스템즈 사장은 “곡물계 바이오에탄올이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히면서 해조류계 바이오에탄올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번 해조류 바이오에탄올 실증공장 완공으로 한국이 이 분야에서 한발 앞서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