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상장사들 BW 발행 급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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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말부터 '분리형' 금지따라 4월이후 2배 급증
"신주인수권 투자 막차 기회"
투자자 몰려 초저금리 발행
대주주·임직원 공동 인수도
"신주인수권 투자 막차 기회"
투자자 몰려 초저금리 발행
대주주·임직원 공동 인수도
▶마켓인사이트 6월24일 오후 1시10분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는 상장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8월 말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분리형 BW 발행이 금지될 예정이어서 막차를 타려는 기업이 더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BW는 해당 회사의 주식을 미리 정해 놓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신주인수권·Warrant)가 주어진 채권이다. 분리형 BW는 채권과 신주인수권을 분리해 사고팔 수 있는 회사채를 말한다. 분리형 BW에 투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인식되며 투자자들이 몰리자 기업들은 제로에 가까운 금리로 BW를 발행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BW 발행 두 배 급증
24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분리형 BW 발행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기 시작한 4월부터 이날까지 BW를 발행한 상장기업은 84개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1개사가 BW를 발행한 것에 비하면 65% 늘어난 숫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은 10개사에서 16개사로,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은 41개사에서 68개사로 각각 증가했다.
BW 발행 규모는 두 배가량 늘었다. 올해 4월부터 BW 발행규모는 94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12억원에 비해 97% 급증했다.
◆초저금리 BW 발행 잇따라
최근 분리형 BW를 발행하는 기업들은 제로 금리 수준의 싼값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투자자들도 채권 이자보다는 신주인수권 취득에 무게 중심을 두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의류 제조업체 에리트베이직은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1%에 사모 BW를 발행해 50억원을 조달키로 했다. 반도체 후공정 검사장비 제조업체 제이티와 전자코일 제조업체 아비코전자도 각각 100억원, 5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하면서 ‘표면이자율 0%·만기이자율1%’로 정했다.
셋톱박스 제조업체 가온미디어(BW 발행액 30억원)를 비롯해 가스배관공급업체 지에스이(100억원), 합금제조업체 티플랙스(90억원), 전자부품 제조업체 에스엔케이폴리텍(100억원) 등 코스닥 상장사도 표면이자율 0%·만기이자율 2% 이하의 저금리로 BW를 발행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지금이 BW에 투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이자 혜택이 거의 없더라도 신주인수권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많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싼값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호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대주주·임직원 공동 인수 ‘눈길’
최대주주가 BW 발행과 함께 투자자로부터 신주인수권 절반가량을 되사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엔 최대주주나 임직원이 함께 신주인수권을 사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분리형 BW를 발행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임직원에게도 수익 기회를 주면서 경영권 안정까지 노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에리트베이직은 5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하면서 최대주주와 임직원 30명이 전체 신주인수권 물량의 60%를 확보했다. BW 투자자에게서 주당 89원에 신주인수권 102만주를 되사온 것이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17%에 불과해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인수 물량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티아이지홀딩스에 인수된 케이디미디어도 지난달 100억원 규모 BW를 발행하면서 최대주주와 케이디미디어 임직원 24명이 전체 신주인수권 물량의 80%를 되사왔다.
삼화페인트는 2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는데 최대주주인 김장연 대표가 신주인수권 물량의 절반을 3억5000만원에 투자자에게서 사왔다. 시장에선 김 대표가 과거 동업자인 고(故) 윤희중 회장 일가와의 지분율 격차를 벌리기 위해 신주인수권을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IB 관계자는 “분리형 BW 발행이 가능한 막판 2개월간 최대주주 지분이 취약한 상장기업의 BW 발행이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며 “마지막 발행인 만큼 최대주주뿐만 아니라 임직원에게도 신주인수권을 챙겨주려는 기업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BW는 해당 회사의 주식을 미리 정해 놓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신주인수권·Warrant)가 주어진 채권이다. 분리형 BW는 채권과 신주인수권을 분리해 사고팔 수 있는 회사채를 말한다. 분리형 BW에 투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인식되며 투자자들이 몰리자 기업들은 제로에 가까운 금리로 BW를 발행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BW 발행 두 배 급증
24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분리형 BW 발행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기 시작한 4월부터 이날까지 BW를 발행한 상장기업은 84개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1개사가 BW를 발행한 것에 비하면 65% 늘어난 숫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은 10개사에서 16개사로,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은 41개사에서 68개사로 각각 증가했다.
BW 발행 규모는 두 배가량 늘었다. 올해 4월부터 BW 발행규모는 94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12억원에 비해 97% 급증했다.
◆초저금리 BW 발행 잇따라
최근 분리형 BW를 발행하는 기업들은 제로 금리 수준의 싼값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투자자들도 채권 이자보다는 신주인수권 취득에 무게 중심을 두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의류 제조업체 에리트베이직은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1%에 사모 BW를 발행해 50억원을 조달키로 했다. 반도체 후공정 검사장비 제조업체 제이티와 전자코일 제조업체 아비코전자도 각각 100억원, 5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하면서 ‘표면이자율 0%·만기이자율1%’로 정했다.
셋톱박스 제조업체 가온미디어(BW 발행액 30억원)를 비롯해 가스배관공급업체 지에스이(100억원), 합금제조업체 티플랙스(90억원), 전자부품 제조업체 에스엔케이폴리텍(100억원) 등 코스닥 상장사도 표면이자율 0%·만기이자율 2% 이하의 저금리로 BW를 발행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지금이 BW에 투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이자 혜택이 거의 없더라도 신주인수권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많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싼값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호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대주주·임직원 공동 인수 ‘눈길’
최대주주가 BW 발행과 함께 투자자로부터 신주인수권 절반가량을 되사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엔 최대주주나 임직원이 함께 신주인수권을 사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분리형 BW를 발행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임직원에게도 수익 기회를 주면서 경영권 안정까지 노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에리트베이직은 5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하면서 최대주주와 임직원 30명이 전체 신주인수권 물량의 60%를 확보했다. BW 투자자에게서 주당 89원에 신주인수권 102만주를 되사온 것이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17%에 불과해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인수 물량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티아이지홀딩스에 인수된 케이디미디어도 지난달 100억원 규모 BW를 발행하면서 최대주주와 케이디미디어 임직원 24명이 전체 신주인수권 물량의 80%를 되사왔다.
삼화페인트는 2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는데 최대주주인 김장연 대표가 신주인수권 물량의 절반을 3억5000만원에 투자자에게서 사왔다. 시장에선 김 대표가 과거 동업자인 고(故) 윤희중 회장 일가와의 지분율 격차를 벌리기 위해 신주인수권을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IB 관계자는 “분리형 BW 발행이 가능한 막판 2개월간 최대주주 지분이 취약한 상장기업의 BW 발행이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며 “마지막 발행인 만큼 최대주주뿐만 아니라 임직원에게도 신주인수권을 챙겨주려는 기업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