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회장 서정진)의 2대 주주인 싱가포르 테마섹이 셀트리온 주식 1500억원어치를 추가로 사들였다. 오는 28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의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램시마’ 승인 결정을 앞두고 이뤄져 주목된다.

셀트리온은 테마섹이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GSC 주식 100만주를 장 마감 후 취득했으며 이달 내에 추가로 지분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24일 발표했다. 테마섹 지분율은 10.5%에서 15% 내외로 늘어나게 된다. 셀트리온은 주식매각 대금을 금융사 차입금 상환에 쓸 예정이다.

테마섹의 셀트리온 지분 추가매입은 EMA의 램시마 승인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에 대한 최종 심의 이후 EMA가 별다른 이의 제기를 하지 않고 있는데다 유럽의 현지 분위기를 감안할 때 무난히 승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MA가 램시마를 승인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이날 셀트리온 주가는 3.85% 상승(3만6300원)했다.

램시마가 EMA 승인을 얻으면 유럽 승인을 획득한 세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이 된다. 셀트리온은 승인에 대비해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또 허가 직후 유럽 현지 제품등록 절차를 마쳐 일부 국가에서는 9월 이후부터 제품이 판매될 수 있도록 준비절차에 들어갔다. 램시마의 유럽·미국 판매는 주사제 전문유통회사인 다국적업체 호스피라가 맡고 있다.

EMA 승인이 나면 셀트리온을 둘러싼 논란은 수그러들 전망이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기술력에 대한 공인을 받는 셈이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EMA 승인을 받아내면 최근 발생했던 셀트리온 사태가 회사 자금조달 방식과 관련된 문제일 뿐 기술력에 관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이 주관사를 맡은 매각작업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램시마 외에도 다양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과 국내 최대인 15만ℓ 규모의 송도공장 가치가 재조명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유방암치료제 바이오시밀러 ‘허셉틴’의 임상 3상을 끝내고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를 신청했으며 림프종 바이오시밀러 ‘리툭산’ 임상 1상도 마쳤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