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리커창(왼쪽) 중국 국무원 상무 부총리가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LG전자 R&D센터를 방문해 구본무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한경DB
2011년 리커창(왼쪽) 중국 국무원 상무 부총리가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LG전자 R&D센터를 방문해 구본무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한경DB
박근혜 대통령이 방중기간에 만날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장더장 전인대상무위원장 등 중국 지도부는 모두 지한파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특히 시 주석과 리 총리는 한국을 세 차례나 방문한 데다 한국기업들과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그동안 세 차례 한국을 공식 방문했다. 그의 첫 한국 방문은 푸젠성 푸저우시 서기로 재직하던 1995년이었다. 당시 그는 KOTRA의 초청으로 방한해 푸저우시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저장성 당서기로 있던 2005년 7월에도 공산당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에 왔다.

시 주석은 이 과정에서 중국 사업에 적극적이었던 한국의 대기업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꼽힌다. 이 부회장은 2005년 중국 저장성 당 서기 자격으로 한국을 처음 찾은 시 주석이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하면서 친분을 맺었다. 이 부회장은 2010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을 만나 삼성그룹의 중국사업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보아오포럼 이사 자격으로 하이난다오에서 시 주석을 만났다.

한·중우호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삼구 회장도 2009년 방한한 시 주석을 만났고 이번 보아오포럼에서도 재회했다. 시 주석은 또 2005년 첫 방한 때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찾아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만났다. 구 회장과 박 회장은 이번 방중사절단에 포함돼 민간경제외교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커창 총리 역시 공산주의 청년단 중앙서기처 제1서기를 맡고 있던 1995년을 시작으로 2005년과 2011년 등 세 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문했다. 리총리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 강덕수 STX 회장 등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STX가 다롄에 조선소를 지은 것도 당시 랴오닝성 서기로 재직 중이던 리 총리의 권유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부총리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재계인사 중 유일하게 구본무 LG회장을 별도로 만나기도 했다. 리 총리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상무부총리가 된 후 외자 유치를 최종 승인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당시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친분을 쌓았다.

반면 장더장 전인대상무부총리는 1992년 한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특별히 그와 친분이 있는 한국기업인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옌볜 조선족자치주가 있는 지린성에서만 18년간 근무했으며 북한의 김일성대학을 졸업해 한국어가 유창하다. 이로 인해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