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일부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시장 달래기에 나서면서 중국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 그러나 인민은행의 강력한 단속 의지에도 불구하고 그림자 금융시장은 오히려 더 팽창한 것으로 드러나 정책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웹사이트를 통해 “심사 조건을 충족하는 일부 은행에 이미 자금을 제공했다”며 “유동성이 충족된 은행들도 시장에 자금을 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금융회사의 유동성 관리에 문제가 생기면 자금시장의 안정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해 추가적인 자금 지원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이날 상하이 은행시장에서 1일물 금리는 전날보다 0.18%포인트 떨어진 5.553%를 기록하는 등 단기금리 등이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인민은행의 이 같은 입장은 ‘선제적 미조정’ 차원의 자금 지원으로 유동성 긴축 기조를 바꾸는 건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이날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위안화도 이날 상하이외환시장에서 달러당 6.14위안에 거래되는 등 5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편 단기 유동성 위기를 거치면서 중국의 그림자 금융 규모는 오히려 더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자산관리 조사업체 CN베너피트에 따르면 지난주 자산운용상품(WMP)의 판매량은 전주 대비 67%나 늘었다. 은행이 고금리를 보장하면서 부동산 및 중소기업 등에 대출해 줄 자금을 모집하는 WMP는 그림자 금융의 대표적인 상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은행들이 부족한 자금을 긴급 충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금리를 보장하는 그림자 금융 상품을 집중 판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노경목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