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 금융상품' 확 줄어든다] "적립식·채권형펀드 비중 10~20% 확대를"
조세연구원이 26일 발표한 금융상품에 대한 세금 혜택 축소안이 실현되면 재테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자산 5억원 안팎의 은퇴생활자들과 직장인 상당수가 비과세 금융상품에 돈을 넣어두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적립식펀드 등 투자상품의 비중을 늘려야 종전 수익률을 맞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투자상품 비중 늘려야

세금우대종합저축, 농·수협 등의 예탁금 등을 활용하면 최대 9000만원가량에 대해 이자소득세 등의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이 3억~7억원의 은퇴자금을 가진 퇴직자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는 것도 이들 비과세 저축상품이다. 하지만 이 같은 비과세 금융상품이 줄어들면 불가피하게 재테크 방식이 좀 더 공격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이관석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팀장은 “나이와 소득에 따라 다르겠지만, 비과세 상품이 없어지면 현재 납입하고 있는 적립식펀드와 채권형펀드 등의 비중을 10~20%가량 늘리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으로 돈이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창수 하나은행 서압구정골드클럽 PB센터장은 “원금 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주식연계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도 이전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화정기예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자수익을 얻기는 힘들지만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다만 기축통화인 달러화와 엔화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환율 변동에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국재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센터 팀장은 “환차익에 대해선 비과세라는 점도 매력적”이라며 “다만 환율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자산의 10% 미만 범위에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리스크 관리도 필요

요즘처럼 경기 예측이 힘든 상황에선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예금을 늘려 보유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박승안 우리은행 WM전략부 부장은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 상황에선 현금을 그대고 갖고 리스크를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연 2.5% 수준인 3개월짜리 회전형 정기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으로 알려진 금도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다만 최근 금값이 하락 추세여서 투자 시점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김성학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장은 “금과 달러화는 반대로 움직인다”며 “최근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금에 투자할 경우 매입 시점을 잘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신영/장창민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