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천재 아인슈타인에게도 지름길은 없었다
“평소와 같은 단순한 의문과 그에 대한 해답의 과정이 아닌, 우주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직관적인 이미지를 통해 발견했다.”

갑자기 경험한 시야의 극적인 확장을 표현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35년의 짧은 삶에서 독창적인 작품을 많이 남긴 천재로 기억된다. 인류사의 천재로 기억되는 이들이 일반인이 바라보기 힘든 경지에까지 오른 비결은 뭘까. 재능을 타고 났기 때문일까.

《전쟁의 기술》《권력의 법칙》 등의 책으로 고전·역사와 현대사회를 접목해 온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로버트 그린은 이런 경지를 천재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닿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그는 신간 《마스터리의 법칙》에서 이 경지를 ‘마스터리(mastery)’로 이름짓고 세계사의 위대한 인물과 천재로 불리는 이들이 어떻게 마스터리에 이르렀는지를 분석해 제시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정 순간에만 잠시 경험하고 마는 이 경지에 올라설 수 있는 법을 알려주겠다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과정은 △인생의 과업을 발견하고 △‘나비의 애벌레’ 시절과 같은 일종의 수련기를 거쳐 △수련기에 습득한 지식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권위를 인정하고 기꺼이 복종할 수 있는 스승 밑에서 배우는 것과 나를 방해하는 사람들을 헤쳐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면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의 동향을 예측하고 어떤 상황에서든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할 수 있는 고차원적 지성”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모차르트나 아인슈타인, 찰스 다윈처럼 천재로 불리는 이들도 착실하게 수련기를 밟았다고 말한다. 그 시기는 누구도 단축하거나 뛰어넘을 수 없다. 이 시기를 거치는 동안 천재들은 평범한 사람과 다르지 않고, 오히려 좀 뒤처져보이기도 한다. 학교에서 바보 취급을 당했던 토머스 에디슨의 어린 시절도 그런 경우였다.

이 시기를 거치면 누구나 해당 분야에서 능숙한 경지에 이르게 된다. 이 능숙함이 오래 지속되고 이에 안주하면 ‘정체’가 찾아온다. 이 시기에서 틀을 깨고 ‘마스터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 새롭게 도전해야 한다. 평범한 이들이 주저 앉는 건 이 시기다. 학창 시절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과목만 반복하고, 조직이 혁신을 도입하지 않는 것도 능숙함에 안주하기 때문이다.

“연주를 할 때 더 이상 악보나 음악의 일부분이 아닌 곡 자체와 그의 전체 구조를 떠올리고 표현한다.”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말이다. 저자는 이런 과정을 모두 극복하면 누구나 잠재력의 최대치를 끌어내 부분이 아닌 전체를 느끼는 감각을 얻는다고 말한다. 5년 동안 세계적 거장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공통의 패턴을 찾아내 이 책을 쓴 저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나폴레옹 등 잘 알려진 위인 외에도 스페인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 미국 언어학자 대니얼 에버렛, 일본 공학자 요키 마쓰오카 등 등 살아있는 대가들의 삶도 분석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