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배상문 / (우)박인비
(좌)배상문 / (우)박인비
올 상반기 국내외에서 활동한 한국의 남녀 프로골퍼(교포 제외) 가운데 가장 많은 상금을 획득한 선수는 누구일까. 한국경제신문이 27일 한국 선수의 한국·미국·유럽·일본 남녀 프로골프투어 상금 수입을 집계한 결과, 1위는 미국 PGA투어에서 활약하는 배상문(18억5000만원)이었다. 2위는 근소한 차이로 미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세계 여자골프랭킹 1위 박인비(18억1300만원)가 차지했다. 남자대회 우승상금이 훨씬 더 많았기 때문이다.


○배상문, 박인비 나란히 18억원 돌파

배상문은 지난 5월 HP바이런넬슨챔피언십에서 미 PGA투어 데뷔 첫 승을 따내며 우승상금으로 117만달러(약 13억5000만원)를 챙겼다. 박인비가 메이저 2승과 함께 시즌 5승을 달성하며 거둔 상금 135만7500달러(약 15억6500만원)와 맞먹는 액수다. 배상문은 현재 투어 상금랭킹 22위를 달리고 있다.

하반기에는 박인비가 배상문을 앞지를 가능성이 높다. 미 PGA투어는 8월에 시즌이 종료돼 상금을 획득할 기회가 많지 않은 반면 박인비는 상반기와 똑같은 14개 대회가 연말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배상문은 지난해 상반기 11억1900만원을 벌었으나 하반기에는 3억원을 채 못 벌어 시즌 총상금이 14억원이었다. 박인비는 지난해 상반기에 7억2390만원을 획득했으나 하반기에는 상반기의 3배 이상을 벌어 총 33억8000만원의 상금 수입으로 남녀 통틀어 1위에 올랐다. 박인비는 지난해 미 LPGA투어 상금랭킹 1위에 오른 데다 일본 LPGA투어에서도 9위에 올랐다.

○해외파들 상반기에 155억원 벌어


상반기에 미국과 일본 남녀 프로골프투어에서 활약한 해외파 선수는 모두 79명이다. 이들은 총 155억원의 ‘외화벌이’를 했다. 1인당 1억9600만원꼴이다.

투어별로는 미 LPGA투어에서 가장 많은 상금을 챙겼다. 상금랭킹 1위 박인비를 필두로 유소연(4위) 김인경(6위) 신지애(9위) 최나연(10위) 등 5명이 상금랭킹 ‘톱10’에 드는 등 총 25명이 579만2941달러(약 66억8000만원)를 벌었다. 다음은 미국 PGA투어로 배상문 최경주 이동환 위창수 노승열 양용은 등 6명이 351만1851달러(약 40억5000만원)의 상금을 모았다.

일본은 남자와 여자가 비슷했다. 남자는 30명의 선수가 2억152만2198엔(약 23억8500만원), 여자는 18명의 선수가 2억386만4146엔(약 24억12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일본에서 뛰는 여자 선수들은 지난해 상반기에 20명이 52억원을 넘게 벌었으나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수입이 반토막났다. 상반기에 전미정만 상금랭킹 7위에 올라 유일하게 10위권에 들었을 뿐이다. 남자 선수들은 국내 대회가 대폭 줄어들면서 일본으로 건너간 선수가 많아져 지난해 21명에서 30명으로 늘었으나 상금 수입은 작년(23억6400만원)과 비슷했다.

○상위 30명에 KLPGA 선수 6명 포함

올 상반기 상금랭킹 상위 30명 가운데 남자는 11명(배상문 최경주 김형성 이동환 위창수 노승열 박성준 허석호 양용은 장익제 류현우)에 불과한 반면 여자는 19명이나 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랭킹 1~6위가 상위 30위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현 상금랭킹 1위 장하나(KT)는 3억4000만원으로 상반기 국내 선수 상금랭킹에선 13위에 올랐다. 미국 LPGA투어 상금랭킹 21위인 박희영(3억2600만원)을 앞질렀다. 반면 국내 남자 선수는 상금랭킹 1위 류현우(2억1700만원)가 28위로 유일하게 ‘톱30’에 들어 ‘여고남저’ 현상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30위 안에 든 선수를 투어별로 보면 미국 LPGA가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 PGA투어와 KLPGA투어가 각각 6명, 일본 남자프로골프투어 4명 등이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