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대한민국, 존경받는 기업] 혁신 넘어 공유가치 창조…'존경받는 일류기업' 힘찬 도약
존경받는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많지만 막상 이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존경받는 기업의 구체적인 모습이 어떤 것인지부터 제대로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같은 모습을 닮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호하다.

KMAC리더스클럽이 주최하고 신한카드·우리은행이 후원한 ‘2013 대한민국 공공 컨퍼런스’와 ‘존경받는 기업 컨퍼런스’는 기업들의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위한 것이다. 지난 25일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행사에는 정부 부처 관계자와 민간 기업 및 공공기업 최고경영자(CEO) 100여명이 참석해 존경받는 기업의 길에 대해 열띤 논의를 벌였다. 대학생·청년창업가 400여명을 비롯해 2500여명의 참석자들도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함께 고민했다.

KMAC리더스클럽은 공공 및 민간 분야에서 존경받는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관련 포럼을 매년 개최했다. 올해는 ‘행복한 대한민국, 존경받는 기업’ 구현이라는 주제로 민·관 합동 포럼을 열었다.

조환익 공공리더스클럽 위원장(한국전력 사장)의 개회사로 시작한 컨퍼런스에서는 조동성 서울대 교수가 ‘자본주의 5.0’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이석준 기획재정부 차관도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한 새 정부 정책과 역할’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오후에는 세션별로 구체적인 활동 방향을 탐구했다. 공공 부문에서 3개 세션이 이어졌으며 존경받는 기업과 관련해서는 △혁신 △주주 △고객 △직원 △사회 △이미지 등 6개 세부 가치를 중심으로 11개의 세션이 진행됐다.

기업가 정신을 위한 특별 세션과 공공기관장을 대상으로 한 오찬 포럼도 열렸다. 특별세션에서 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창조경제와 중진공의 청년일자리 창출방안’을, 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은 ‘민간공공정부 간의 공공협력 추진 방안’을, 그리고 이상호 한국남부발전 사장은 ‘직원이 일하기 좋은 행복한 회사 만들기’에 대해 CEO메시지를 각각 전달했다.
[행복한 대한민국, 존경받는 기업] 혁신 넘어 공유가치 창조…'존경받는 일류기업' 힘찬 도약
기조강연에 나선 조 교수는 “기업과 사회 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사회적 자본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존경받는 기업으로의 변화가 패러다임 변화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한국의 사회적 이슈는 기존 관행과 선진화의 충돌”이라며 “사회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이 갖고 있는 전통적이고 구태의연한 관행이 국내외의 선진화 물결과 충돌하면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는 ‘SER-M’ 모델을 제시했다. 전 국민이 주체(Subject)가 돼 산업화 및 민주화라는 환경(Environment)을 바탕으로 청년 기업 시민단체 등을 자원(Resource)으로 사회를 발전시키는 성공모델을 만들자는 것이다.

아울러 조 교수는 “기업들은 공유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해외에 나가 사업을 하기 전에 존경받을 수 있어야 하는 선(先) 사회봉사, 후(後) 기업 진출이 공식이 되고 있다”며 “나눔의 세계화를 이룩하는 데 기업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연단에 오른 이 차관도 “경제 성장의 모델을 다시 정립하기 위해 과거 성공 방정식은 잊고 기업 투자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성장세가 주춤한 상태이며, 한국은 8분기 연속 저성장이 계속되고 있다”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가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설비투자는 성숙 단계에 접어들어 크게 늘어나기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유일한 희망은 많게는 17조원을 대학과 정부 출연기관에 투입하고 있는 기술개발이지만 아직 성과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역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필요하다”며 “규제를 철폐해 중국 등지로 나갔던 기업이 한국으로 유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차관은 나아가 경제주체 전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싱가포르는 이슬람 국가이면서도 카지노산업을 허용하는 등 종교적 신념 자체를 바꿨다”며 “한국도 뼛속까지 혁신해야만 매력적인 투자 대상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