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주춤하고 있는 사이 꾸준하게 매수를 이어온 기관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자산운용사 등의 투신권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27일 오후 1시7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기관은 240억원 순매수로 15일 째 '사자'를 기록중이다. 이 기간 3조4000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기관 중에서도 투신권의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투신권의 순매수 규모는 1조9000억원으로 기관 매수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투신권의 수급 움직임은 펀드 자금 동향과 거의 일치하는 경향이 있다.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면 자산운용사 등의 투신권에서는 주식을 사고, 자금이 빠져나가면 주식을 팔기 때문.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로 14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됐다. 6월 들어서는 1조3000억원 이상의 돈이 펀드로 몰렸다.
펀드로 자금이 들어온 것은 증시가 지나치게 빠진 데 따른 저가매수 수요가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후정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은 국내주식펀드에 대해서 저가매수·고가매도의 투자전략을 꾸준히 구사해왔다"고 밝혔다.
펀드 투자자들은 2012년 이후 코스피가 2000선에 가까워지면 환매가 크게 늘고, 코스피 1850선 이하에서는 신규 유입이 크게 늘어나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펀드 자금 유입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관, 특히 투신권이 사들이고 있는 종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세원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수급이 무너진 지난 7일 이후 기관이 '수급의 키' 역할을 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수 하락으로 자금 유입이 계속 기대되고 있는데다, 월말 '윈도 드레싱' 효과도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6월 들어 투신권이 많이 매수한 종목의 경우 하락폭이 시장대비 적었다. 이달 들어 투신권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코스피의 경우 평균 -5.03%, 코스닥은 평균 -6.88%로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하락률(각각 -10.87%, -14.67%)에 비해 선방했다.
코스콤에 따르면 투신권이 코스피시장에서 이달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4355억원에 달했다. 외국인이 쏟아낸 물량 중 상당 부분을 투신권에서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712억원), 기아차(620억원), 현대모비스(573억원) 등 자동차 대형주도 많이 순매수했다. 이마트(1027억원), 롯데쇼핑(316억원) 등의 유통주도 선호하는 모습이었다.
코스닥에서는 다음을 137억원 어치 사들이며 가장 적극적인 매수세를 나타냈다. 삼기오토모티브(89억원), 메가스터디(85억원), 사파이어테크(79억원)이 뒤를 이었다.
한국 증시가 위기라고 한다. 등을 돌린 개인투자자가 돌아오지 않고 있어서다. 코스피지수는 작년 하반기에만 15% 가까이 빠졌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 논란, 계속되는 분할상장, 잊을 만하면 나오는 유상증자, 넘쳐나는 ‘좀비기업’에 지쳤다는 하소연도 외면하기 어렵다.시장의 관리자이자 감시자인 한국거래소 역할이 막중한 이유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오는 15일 취임 1년을 맞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만나 증시 운영 계획을 들었다. 그는 “과거에 기업들은 우리 증시에 상장돼 있다는 걸 명예롭게 생각했다”며 “시장 관리와 감독을 대폭 강화해 명예를 되찾아주는 게 내 임무”라고 강조했다.▷작년엔 국내 증시가 역대급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이유가 뭘까요.“분명한 건 미래 현금 흐름의 현재 가치가 주가란 점입니다. 기업이 얼마나 벌어들일지에 대한 예상이 중요하다는 거죠. 사람들은 10~20년 후 삼성전자 수익성이 유지될지, 우리 배터리 기업이 중국과 경쟁할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산업 경쟁력 약화가 근본 배경인 점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인정받은 게 ‘가장 빠른 추격자’(fastest follower) 전략이었는데 요즘엔 그렇지 않죠. 인공지능(AI) 같은 분야에서 성과가 제대로 안 나오는 걸 보세요. 이대로면 일본처럼 30년 이상 침체를 겪지 않으리란 법이 없습니다.”▷일본 기업들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많지만 닛케이지수만 보면 꽤 오르지 않았나요.“지난 10년 정도만 놓고 보면 그렇지만 길게 보면 다릅니다. 1990년 초 3만8000을 넘은 닛케이지수는 2000년대 8000까지 떨어졌다가 작년
순자산 180조원의 상장지수펀드(ETF)업계에서 수수료 인하 경쟁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ETF업계 ‘투톱’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선두 다툼 과정에서 총보수는 소수점 넷째 자리까지 내려갔다.비용을 줄일 수 있으니 투자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전문가들은 자산운용사가 내세우는 ETF 총보수뿐만 아니라 숨은 비용까지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숨은 비용을 포함하면 수수료율이 뒤바뀌는 경우가 있는 데다 장기투자 시 적은 비용 차이가 큰 수익률 차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저수수료 경쟁 반가운 투자자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7일 미국 대표지수형 ETF인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의 총보수를 연 0.0099%에서 연 0.0062%로 내렸다. 6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미국S&P500’과 ‘TIGER 미국나스닥100’의 총보수를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인 연 0.0068%로 낮추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ETF 시장 점유율 1, 2위인 삼성자산운용(점유율 38.1%)과 미래에셋자산운용(35.6%)의 수수료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3월에도 월배당형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ETF인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의 연간 총보수를 0.29%에서 0.08%로 내렸다. 삼성자산운용이 구조가 비슷한 상품인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를 총보수 연 0.09%에 내놓으면서다. 2023년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차전지 레버리지 ETF의 총보수를 삼성자산운용보다 낮은 수준으로 조정했다.대형 자산운용사가 ‘업계 최저 수수료’ 타이틀을 내걸며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은 ETF 시장에서 치열한 점유율 선
조각투자 업종이 제도권 편입으로 다시 투자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각투자는 미술품 등 비싼 자산을 소액으로 살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하지만 거래량 부족 등 여러 요소를 살피지 않았다가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부터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대표적 조각투자 플랫폼은 뮤직카우(음악)와 카사·루센트블록·펀블(부동산) 등이다. 이미 법제화를 완료한 미술품, 한우 등에서 생태계가 한층 넓어진다. 이들 업종은 도산절연이 필요한 자산(비금전신탁 수익증권)으로 특별 취급돼 샌드박스(규제 유예)에 기대 왔다. 하지만 지난 3일 금융위원회가 관련법 개정에 나서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지게 됐다.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에겐 음악 조각 플랫폼이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뮤직카우를 예로 들면, 투자자는 별도 앱을 이용해 원하는 노래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해당 노래는 공연과 방송 등을 통해 계속 저작권 수익을 만들어내고, 투자자는 보유 지분만큼 이를 나눠 받는다. 6일 기준 거래가 가장 활발한 노래인 아이유의 ‘라일락’, 윤하의 ‘비가 내리는 날에는’ 등은 저작권료의 연간 수익률이 7~7.3%로 웬만한 고배당주 못지않다.부동산 조각 투자는 투자자 관점에서 리츠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각자의 플랫폼에서 공모자금을 모으고, 건물을 사서 지분을 나눠주는 게 기본 구조다. 임대수익은 연 3~5% 배당금처럼 지급된다. 편입 자산의 몸집이 가벼워 비교적 빨리 매각차익을 남기기도 한다. 카사는 2021년 9월 역삼한국기술센터(공모가 약 85억원) 건물의 투자자를 모아 2022년 4월 매각까지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