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악재에 코스피지수가 1800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펀드로는 저가매수성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가치주 펀드와 레버리지 펀드의 인기가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까지 최근 14일째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됐다.

전달까지만 해도 펀드에서 5월 한달 간 7600억원이 순유출되는 등 펀드 자금 흐름은 좋지 못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1조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펀드로 들어오며 분위기가 반전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유동성 우려 등의 글로벌 악재로 코스피가 급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5월 말 2000선을 회복했던 코스피는 이후 가파르게 하락하며 1780선까지 후퇴했다.

2년 가까이 코스피지수가 1800선에서 2000선의 박스권에서 움직이면서 펀드 투자자들도 이 구간에서 트레이딩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가 1800 부근까지 떨어지면 지수 수준이 싸다는 판단에 펀드로 돈이 들어오고, 2000선까지 오르면 빠져나가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지금은 펀드 '바겐세일' 기간…돈 들어온 펀드는?
최근 급락장에서 펀드 투자자들이 선호한 펀드는 가치주 펀드와 레버리지 펀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월 초부터 지난 27일까지 가장 많은 자금이 순유입된 국내 주식형 펀드는 'KB밸류포커스' 펀드로 2900억원이 들어왔다. 이 펀드는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로 설정 이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역시 유명한 가치주 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 펀드와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로도 각각 1600억원, 500원의 돈이 들어왔다.

시장보다 일정하게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펀드도 인기였다.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는 1800억원이 순유입돼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 중 6월 들어 두번째로 자금 순유입 규모가 컸다. 코스피200지수의 1.5배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로, 지수가 상승할 땐 1.5배가 더 오르고, 하락할 땐 1.5배로 떨어지는 펀드다.

'하나UBS파워1.5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와 'KB스타코리아레버리지2.0' 펀드 역시 순유입 규모가 각각 600억원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 밖에 '교보악사파워인덱스'(1000억원) 'KB스타코리아인덱스'(800억원) 펀드 등의 인덱스 펀드도 높은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박동우 NH-CA자산운용 마케팅본부 부장은 "인덱스펀드들은 은행 고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며 "ETF를 거래하기 힘든 은행 고객들이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에 대신 가입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코스피가 반등하고 있지만 본연의 가치보다 낮은 가격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많아 당분간 펀드로 자금유입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