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욕주립대는 학부와 석·박사 과정을 모두 갖춘 국내 최초의 해외대학입니다. 한국 최초의 해외대학이란 타이틀도 좋지만 거기에 그치면 안 되겠죠. 산학연 클러스터의 새로운 성공모델로 만들어 송도를 교육·산업의 허브로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 사진=한국뉴욕주립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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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해외대학이자 전세계 유명대학 유치를 위해 조성된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에 처음 입주한 대학. 작은 규모의 신생대학 한국뉴욕주립대에 쏟아지는 관심에는 이유가 있다. 해외대학이 국내에 들어와 성공할지, 어떤 교육모델을 만들어낼지에 눈길이 쏠린다. 한국뉴욕주립대 케이스는 더 많은 해외 대학들의 국내 진출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

그래서 김춘호 총장(56·사진)은 요즘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대학 총장이 아니라 기업 최고경영자(CEO)처럼, 때로는 진학 상담교사처럼 정부기관과 기업·학교 등을 찾아다닌다. 한국뉴욕주립대 국내 유치 초기 과정부터 직접 참여한 그답게 입시설명회까지 일일이 챙긴다.

특히 한국뉴욕주립대는 해외에 유학하지 않고도 외국 명문대 학위를 취득하는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았다. 송도의 캠퍼스에서 미국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SUNY) 커리큘럼으로 배우고, 학위도 동일하게 수여받는다. 비교적 싼 학비 덕분에 국내뿐 아니라 해외 수요까지 유입할 수 있다.

올해 1학기 처음 모집한 학부과정 신입생들의 수준도 높다. 상위 10% 우수학생은 미국 아이비리그에 진학할 수 있을 정도다. 본교의 경쟁력 있는 학과 유치가 주효했다. SUNY 컴퓨터사이언스학과·기술경영학과가 들어섰으며 유명 패션대학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학부 설립도 논의 중이다.

김 총장은 28일 앞으로 송도에 들어올 후발주자 조지메이슨대 유타대 겐트대 등에 대해 "한국이 갖고 있는 높은 수준의 교육환경과 각 대학의 강점을 잘 융합시켜야 할 것"이라며 "힘을 합치면 세계 유수 대학을 한 자리에 모아놓은 유례없는 캠퍼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송도국제도시에 입주한 첫 해외 대학으로 관심이 높습니다.

"한국뉴욕주립대는 학부와 석·박사과정을 모두 갖춘 국내 최초의 외국대학입니다. 미국 SUNY 학위를 동일하게 수여하고 교수진과 커리큘럼 수준도 높습니다. 학부 과정은 올 3월 처음 모집했는데 첫 신입생들의 성적이 좋아요. 가을 학기에 지원한 다양한 외국 국적 상위권 학생들을 보면 우리 대학에 대한 높은 관심을 알 수 있죠."

- 유학하지 않고 해외 학위를 취득할 수 있잖아요. 일반 유학과 차이점이 있나요.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SUNY와 동일한 교과목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고, 학위도 똑같이 수여됩니다. 아무래도 일반 유학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드는 게 장점이죠. 레지덴셜 칼리지(RC) 프로그램을 도입,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며 2학년 때는 미국 캠퍼스를 방문해 현지 교수진·학생들과의 교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습니다.

본교보다 나은 점도 있어요. 장학금 지원이 더 풍성합니다. 우수학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죠. 성적뿐 아니라 국내 사회적 배려자 계층, 저개발국이나 개발도상국 학생들에게 장학 혜택을 주도록 신경쓰고 있어요. 한국의 수준 높은 교육환경과 미국식 교육을 모두 누릴 수 있는 것도 강점입니다."

- 아직 한국뉴욕주립대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학교를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우리 대학은 국내 최초의 해외대학이자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에 입주한 첫 대학입니다. 그렇지만 국내에서 해외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점만 강조하고 싶진 않아요. 교육목표는 혁신과 도전의 올바른 기업가정신을 지닌 학생들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실리콘밸리를 키웠던 미국 대학들처럼 송도를 연구·개발(R&D)과 산학협력 허브로 만드는 역할을 맡을 겁니다.

지난 50년간 대한민국이 이뤄낸 경제 성장 노하우를 저개발국과 개도국 학생들에게 전수하자는 취지도 있어요. 국제적으로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좋은 리더를 육성하고자 합니다. 국내뿐 아니라 이란·스리랑카 학생들이 재학 중이며 미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케냐 등 20여개 나라 학생들이 지원하고 있어요. 앞으로 전 세계 우수학생 유치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 첫 학부 신입생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올해 첫 학부 신입생으로 기술경영학부 학생들을 뽑았습니다. 3대1의 경쟁률을 뚫고 입학한 우수 학생들이에요. 상위 10% 학생 성적이 SAT(2400점 만점) 2300점에 이릅니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진학이 가능한 수준이죠. 특히 해외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국내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지원이 많았어요. 앞으로 유학 수요를 흡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 현재 운영되는 학사과정과 앞으로의 운영계획을 소개해주세요.

"학부와 석·박사 과정을 함께 운영 중인데요, 균형 있게 발전시키려 합니다. 현재 학부는 기술경영학과, 석·박사 과정으로는 기술경영학과와 컴퓨터사이언스학과가 운영 중이에요. 내년 컴퓨터사이언스 학부 과정, 기계공학과 석·박사 과정을 추가 개설할 예정입니다. 응용·수학·통계 등 매년 교육과정을 확대해 연간 모집 학생 2500명 규모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 송도글로벌캠퍼스의 성공 가능성을 어떻게 봅니까? 기대보다 더디다는 시선도 있는데요.

"첫 입주 대학인 우리 대학의 성패가 중요하죠. 백년대계인 교육의 특성상 단시간 안에 모두 해결되리라 보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는 우리나라 해외대학의 선두주자로 재학생 1만 명 이상이 운집하게 될 겁니다. 세계 유수 대학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은 유례없는 캠퍼스가 되겠죠.

우리 대학은 미국 스토니브룩 본교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과 연구소들과 연계·협력해 산학연 클러스터의 성공 모델을 만들어낼 겁니다. 창의·혁신의 미국식 창업시스템과 양국 교육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게 우리 대학의 승부수예요. 송도뿐 아니라 아시아, 세계를 아우르는 교육·산업의 허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앞으로 조지메이슨대 유타대 겐트대 등이 송도에 들어올 계획입니다. '선배'로 조언한다면.

"우리 대학을 비롯해 모든 입주 대학이 한국의 수준 높은 교육환경과 각 대학의 강점을 잘 융합하는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 고민이 필요합니다. 국경을 넘어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게 관건이죠.

원활한 소통을 위해 본교와의 채널을 단일화하고, 현지와 한국의 문화·교육을 잘 이해하는 인력을 채용해야 합니다. 해외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전략도 필요해요. 각종 산업의 중심지가 아시아로 옮겨오는 시대잖아요? 국내 학생들에게는 글로벌한 시각과 네트워크를, 외국 학생들에게는 한국과 아시아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키워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사진=한국뉴욕주립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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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미 있는 모델이지만 첫 사례라 부담도 됐을 텐데, 어떻게 총장을 맡게 됐나요.

"저는 한국뉴욕주립대 초기 유치 과정부터 참여했어요. 부담도 크지만 그만큼 학교에 대한 애착이 깊어요. 건국대 대외협력부총장 시절부터 쌓은 네트워크나 교육에 대한 열정이 좋은 평가를 받아 초대 총장을 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보통의 대학 총장과 다른 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다른 대학들과 달리 완벽한 국제적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 만큼 많이 뛰어다니게 됩니다. 국내외 다국적 기업에서의 인턴십, 대기업 CEO나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멘토링 등을 연결하고 있어요. 학생들을 위해 RC 프로그램이나 학년별로 다양한 인생 코칭프로그램을 마련하고, 4학년 때는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직접 전공분야 일을 기획·진행하는 기회도 주선할 계획입니다.

'국내 최초 해외대학'이란 타이틀을 넘어 특화·전문화된 분야에서 인정받는 인재들을 배출하려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장기적 마스터플랜을 갖고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또한 학부생 절반까지 장학 혜택 비율을 높일 생각입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학비와 생활비를 전폭 지원,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대학을 비전으로 삼고 있죠."

- 타깃으로 삼은 수험생은 어떤 학생이며 본교와의 구체적 협력방안은 무엇입니까.

"수험생들에게는 SUNY와 똑같은 커리큘럼으로 교육받고 정식 학위증을 수여받을 수 있는 점, 그리고 비용 절감과 지리적 이점이 가장 큰 매력일 것입니다. 특별히 타깃으로 삼은 수험생은 없지만 경제적 문제로 학업을 포기하거나 유학을 원하는 학생들, 해외 우수인재들이 많이 왔으면 해요.

한국뉴욕주립대는 뉴욕주립대 본교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통해 우수 학과를 유치하고 있습니다. 현재 스토니브룩 캠퍼스의 가장 경쟁력 있는 학과인 컴퓨터사이언스학과, 기술경영학과를 설립했죠.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패션 대학 FIT 학부 설립도 논의 중입니다."

- 컴퓨터사이언스학과는 미국 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죠.

"컴퓨터사이언스학과는 미국 내 국·공립대 연구분야 2위에 랭크될 정도로 유명한 학과예요. 스토니브룩 컴퓨터사이언스학과 졸업생은 구글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에 스카우트되고 있어요. 월스트리트에도 대거 취업이 되는 명문 학과입니다.

FIT의 경우 다음달 8~19일 2주간 여름 단기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어요. FIT가 직접 교과 과정을 기획·진행하고 본교 교수진도 방한합니다. 패션 전문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프로그램 이수자에게는 FIT가 발급하는 공식 수료증이 주어집니다."

- 마지막으로 학교 자랑 좀 해주세요.

"우리 학교 입학생은 전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RC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됩니다. RC 프로그램은 전통적으로 해외 유수대학에서 운영해 온 프로그램입니다. 우리 대학은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해 본교 교수진과 전문 자격을 갖춘 멘토와 함께 24시간 생활하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인교육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죠.

올해부터는 입학 전 미리 대학 커리큘럼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어요. 고3 수험생을 대상으로 '얼리 어드미션(Early Admission)' 전형을 새롭게 진행하는데요. 조기지원하면 입학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죠. 이 전형은 3학년1학기까지의 성적만으로 지원할 수 있으며 7월31일까지 온라인으로 지원하면 됩니다. 학생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 김춘호 총장은…

경기도 이천 출생. 서강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국민회의 총재특보와 200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았다. 1998년부터 10년간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전자부품종합기술연구소장과 전자부품연구원 1~3대 원장을 역임했다. 한국전기전자학회장,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이사 등을 지냈으며 2007~2010년 건국대 부총장에 이어 2010년부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을 맡고 있다. 현재 KAIST 이사와 가온미디어㈜ 사외이사, 도산CEO포럼 상임대표 등으로 활동 중이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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