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정 텐아시아 기자
구혜정 텐아시아 기자
간드러진 목소리로 한없이 농염했다가도, 흐느끼는 듯한 음성으로 가슴을 울린다. 하지만 바다의 진가는 특유의 끓는 듯한 에너지로 관객들을 일으켜 세우며 무대를 휘저을 때 비로소 드러난다. 데뷔한 지 16년. 가요계의 ‘요정’으로 무대에 섰을 때부터 솔로 활동과 뮤지컬 무대를 지나 최근 KBS 2TV ‘불후의 명곡 2’(이하 불후의 명곡)에서 우승하기까지, 바다는 목소리 하나로 사람들을 울리고 웃게 하는 가요계의 ‘보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예전부터 서른 살 이후에는 내가 꼭 필요한 자리에만 집중해서 좋은 무대를 만들고 싶었어요. 특히 ‘불후의 명곡’은 짧은 무대지만 나 자신을 테스트하는 기회거든요. 단순히 누구에게 평가받기 위한 게 아니라 스스로 자율학습하듯이 혼자서 하는 테스트가 첫 번째예요. 정말 나 자신과의 싸움인 거죠.”

‘불후의 명곡’을 통해 생긴 ‘바욘세 (바다+비욘세)’라는 새 별명에 바다는 부담스럽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금세 눈을 반짝이며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디바’로서의 포부를 내비쳤다.

“그 닉네임에 감사하면서도 ‘그 이상이 없을까’ 하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저는 비욘세가 아니고 바다잖아요. 그러면 ‘비욘세+바다’는 뭘까. 제가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에너지만으로 ‘아시아 가수도 저렇게 가창력과 퍼포먼스를 겸비할 수 있구나, 한국에 이런 가수가 있구나’ 하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이제 시작이지만 이게 제 길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저만의 무대를 계속 만들고 싶어요.”

[텐아시아] 그녀가 디바다
바다는 자신이 하고 있는 모든 일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4년 동안 매일같이 잠수교를 뛰며 체력을 단련했고, 여전히 S.E.S. 시절 노래를 부르며 10년 후에도 그 음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연습한다. 그는 상업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던 솔로 앨범들에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새로운 뮤지션들과 작업하고 싶어서 스스로 선택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지금껏 앨범을 내면서 기쁘고 의미 있는 연애를 했다고 생각해요. 이 경험들이 앞으로 제가 들려드릴 음악의 베이스가 되니까요. ‘불후의 명곡’을 통해 제가 추구했던 디바라는 닉네임을 다시 찾아간다는 게 무척 흥분되고 재미있어요. 지금까지 혼자 열어놓았던 가능성에 대해 많은 분이 긍정적인 물음표를 던져주시거든요. 완성된 걸 다 보여준 다음에 받는 찬사의 마침표보다 그게 더 설레고 좋거든요.”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꿈을 잃지 않고 노력했던 어린 시절, 바다는 익명으로 도움을 받고 누군가가 자신을 믿어준 것에서 희망을 찾았다. 이제 그는 더 많은 아이들에게 자신이 경험한 희망의 힘을 전파하는 ‘슈퍼 디바’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

“시너지와 영감이 저의 최고 목표예요. 지금 두산연강재단과 결손가정 아이들을 위해 하고 있는 일도 제가 경험한 걸 돌려주는 거예요. 누군가에게 기회를 주고 제가 느꼈던 그 기분을 전해주는 것이 제 무대의 원동력이에요. 지금 힘들어하는 친구들도 관심 속에서 새로운 꿈을 찾고 저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믿었으면 좋겠어요. ‘넥스트 제너레이션’이잖아요.”

이혜지 텐아시아 기자 hjle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