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美 QE 1·2와 QE 3의 다른 점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양적 완화 축소 발언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2010년 제1차 양적 완화가 종료될 때, 그리고 2011년 제2차 양적 완화가 종료될 때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이 다시 재연된 것이다. 미국 양적 완화가 종료될 때마다 이머징 마켓에서는 소위 ‘트리플 약세’, 즉 주가 채권가격 환율의 약세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번에도 똑같았다.

그러나 지난 1, 2차 양적 완화가 종료될 때와 이번 3차 양적 완화 축소 결정에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그것은 미국 경기가 1, 2차 당시에는 여전히 하강 국면이었으나 지금은 회복 국면에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미국 금리가 장기 하락 국면에서 벗어나 상승하기 시작했고, 달러 가치도 상승 국면에 있다는 점이 다르다. 이는 이번 양적 완화 축소 발언으로 미국뿐 아니라 이머징 마켓의 증시가 추락했지만, 현재 시장에는 글로벌 유동성 위축이라는 악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 경기 회복이라는 호재도 이면에 있기 때문에 주가가 크게 폭락할 이유가 없음을 뜻한다.

다만 미국의 1차 양적 완화가 끝날 때 그리스에서, 2차 양적 완화가 끝날 때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위기가 발생했듯이 양적 완화 축소가 국지적인 금융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이번엔 중국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조익재 <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