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 둘째날인 28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경제사절단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왼쪽 두 번째)과 인사하고 있다. 베이징=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 둘째날인 28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경제사절단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왼쪽 두 번째)과 인사하고 있다. 베이징=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 간 회동이 28일 중국 베이징 시내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렸다. 지난 5월8일 미국 순방 중 워싱턴 회동에 이은 두 번째 만남이다.

이날 회동에는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대기업 회장들과 중소·중견기업 사장, 경제단체장 등 71명 전원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 옆자리에는 양민석 YG엔터테인먼트 사장과 김순옥 여성경영자총협회장이 앉았고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맞은편에 자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간에 박수가 여러 차례 나오는 등 분위기가 상당히 화기애애했다”고 말했다.

◆중국 중산층 공략 강조

[朴대통령 방중] 朴 "中 고급·첨단제품 시장 공략을"…기업인 "FTA 서둘러야"
박 대통령은 5분 정도 발언을 했고, 55분간은 참석한 기업인들이 돌아가며 한마디씩 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던진 메시지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중국과의 교역 환경이 달라진 만큼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자는 것. “저임금에 기반한 과거 방식을 버리고 급속히 늘어나는 중산층 인구를 겨냥해 중국 내수 소비재 시장을 적극 뚫어보자. 정부도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게 주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중국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회동에 참석한 한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사업을 10년 이상 해 본 기업인 못지않게 박 대통령이 중국 비즈니스의 핵심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두 번째 메시지는 “기업인이 중요한 국정의 동반자”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경제 발전을 이끄는 것도 기업”이라며 투자와 기업 활동을 막는 규제 역시 정부 내내 의지를 갖고 과감히 풀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마무리 발언에서는 “살면서 가장 큰 보람과 기쁨을 느끼는 것 중 하나가 기업인의 애로사항이 해결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라며 “해외에 도전정신을 갖고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인을 보면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기업인 “한·중 FTA 빨리 체결을”

이날 회동에선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구본무 회장 등의 순으로 12명이 발언했다. 일부 기업인들은 즉석 건의도 했다. 구 회장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빨리 돼야 한다. 그것이 우리 경제의 활로”라고 말했다. 조 행장은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할 때 현지 금융 조달에 어려움이 많다”며 “특히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풀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현 정부 경제기조에 발맞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투자를 늘리고 고용 차별 없는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석유화학 분야 중국 합작 진출 계획을 설명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중국 진출에서는 제조업보다 유통 서비스업이 앞으로 전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용만 두산 회장은 “중국 내 담수화 사업에 적극 진출해 이 분야에서 승부를 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민석 사장은 “문화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며 문화 콘텐츠 시장 진출 전략을 소개했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중국 비즈니스에서는 지속적인 사회공헌, 철저한 현지화 전략, 투명하고 정직한 경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순옥 회장은 “제가 운영하는 기업이 GM코리아의 2차 협력업체인데, 통상임금 문제가 안 풀려 애로가 많다”며 “정부가 빨리 해결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인력 양성을 위해 정부가 여성들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도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