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펑 여사 첫 만남 >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부인 펑리위안 여사(왼쪽)와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베이징=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 朴-펑 여사 첫 만남 >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부인 펑리위안 여사(왼쪽)와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베이징=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중국 국빈 방문 이틀째인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내외와 오찬을 함께했다. 중국 정상이 방중한 외국 정상이나 국가 수반과 오·만찬을 잇달아 함께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정상회담과 국빈 만찬에 더해 시 주석이 박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우의와 신뢰를 표하기 위해 중국 측에서 특별히 마련한 행사로, 중국에서도 오·만찬을 잇달아 함께하는 것은 전례가 거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오전 11시30분부터 시작된 오찬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두 시간가량 진행됐다. 오찬에는 시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도 참석했다. 양측 통역을 포함해 극소수의 관계자들만 배석했다. 펑 여사의 오찬 참석은 중국이 그만큼 박 대통령의 방중을 중시하고 있다는 의미로 양국 지도자 간 우의를 강화하기 위한 ‘파격 대우’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당초 중국에서는 박 대통령이 독신인 점을 감안해 펑 여사의 동석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지난 5월 미국 방문 때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만찬 때 미셸 오바마 여사가 동석하지 않았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박 대통령과 펑 여사는 첫 만남”이라며 “오찬을 함께하며 양국 정상이 친분과 유대를 더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오찬에서 박 대통령은 펑 여사에게 “주석 부인으로서 책임이 무겁지 않느냐”며 “저도 과거에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서 그런 점을 잘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참석자가 전했다. 이에 펑 여사는 공감을 표하면서 “국익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시 주석에게 오전 한·중 비즈니스 포럼 연설을 얘기하며 “‘먼저 친구를 만든 후에 비즈니스를 하라(先做朋友 後做生意)’는 중국 속담을 중국어로 소개했다”고 하자 시 주석은 반가운 마음을 표시하며 “분명 중국 기업인들의 마음에 깊은 감명을 주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이어 전날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북핵 문제와 동북아 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통일이 주변국들에 도움이 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중국의 동반자 역할을 요청했고, 시 주석은 공감을 표했다. 시 주석은 또 박 대통령이 제시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 “낙관적으로 본다(樂觀其成)”며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구현해 나가는 데 중국도 협조하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 밖에 하얼빈역의 안중근 의사 의거 현장에 기념 표지석을 설치하는 것과 중국의 정부기록 보존소 기록 열람과 관련해 협조를 요청했고 시 주석은 유관 기관에 잘 검토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오찬이 끝나갈 무렵 “중국에 박 대통령의 열렬한 팬이 많다”며 “TV에서도 연일 박 대통령의 소식을 전하고 있어 특히 여성과 젊은이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말을 건넸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 재임 기간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찬을 포함해 이틀 동안 7시간30분간 함께하며 쌓은 우의를 확인하면서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베이징=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