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별한 인연을 가진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스타일이 매우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두 정상 간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 등에 배석한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시 주석은 회담 시 표현 하나하나에 매우 신중하며 사전에 준비된 발언만 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사적인 대화에서도 장황하게 말하지 않고 아주 정제된 언어로 얘기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고 싶은 말만 짧고 간명하게 하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과도 매우 비슷하다”고 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민감한 이슈를 논의할 때는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고려한 발언을 내놓은 후 할 말은 다 하는 일종의 ‘실리를 챙기는 중국 외교’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배석한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예컨대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이 중국의 불법 어업 문제를 거론하자 “앞으로 중국도 어민의 교육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한 뒤 “한국에서도 법과 제도에 맞는 타당한 대응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자국민의 잘못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한국 측이 과잉 대응하는 것도 옳지 않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시 주석은 또 박 대통령이 탈북자 문제를 제기하자 “한국의 관심을 잘 고려할 것”이라며 “반면에 중국의 애로사항도 더 이해해 달라”고 했다. 탈북자 북송 문제가 한국으로선 중요한 문제지만 남북 입장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중국으로선 난처한 상황이란 얘기다.

베이징=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