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골드만삭스가 뉴욕 교도행정에 투자한 까닭은
국선변호사 문제에서 볼 수 있듯이 ‘정부의 실패’를 바로잡을 수 있는 방편 중 하나는 ‘인센티브’ 제공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돈이 필요하다. 기존 행정조직에 인센티브를 제공할 경우 정부는 더 많은 예산 부담을 안아야 한다.

그럼에도 최근 미국 브라질 등은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 민간업체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교정시설 운영을 맡기고 있다. 미국은 일찌감치 교도소를 민간에 위탁운영해왔다. 1980년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마약사범 구속이 급속도로 늘면서 교정시설 부족 문제가 대두되면서다. 미국은 신규 교도소 설치비용과 운영비용을 줄이기 위해 민간업체의 투자를 받았다. 대신 민간 기업들에는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교화율이 높은 교도소에는 운영경비를 더 많이 지급하고 교화율이 낮은 경우엔 삭감하는 방식이었다.

최근에는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교정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뉴욕시는 지난해 청소년 교도소 출소자들을 대상으로 교화프로그램을 마련, 골드만삭스에 운영을 맡겼다. 자금은 뉴욕시와 골드만삭스가 공동으로 발행한 채권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팔아서 조달했다. 뉴욕시는 이 채권에 지급보증을 서면서 출소자 재수감률이 일정 부분 줄어들 경우 골드만삭스에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뉴욕시 입장에선 단기적으로 민간자금 유치를 통해 예산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나아가 나중에 골드만삭스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더라도 전체 범죄율이 떨어지는 데 따라 사회적 비용이 줄어드는 이점을 기대할 수 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