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소득이 100만원 증가할 때마다 자살을 생각하는 확률이 4%가량 떨어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노용환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상영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30일 발간한 ‘자살급증 원인과 정책과제’란 보고서에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기초로 자살을 생각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소득이 100만원 증가할 때 자살을 생각하는 확률이 남자는 4.3%, 여자는 3.08%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저소득층은 소득이 증가하면 자살을 생각하는 확률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노 교수는 설명했다. 지난해 자살자 3만1812명을 직업별로 보면 무직 가사 학생 등 소득이 없는 사람이 6341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 이혼이나 별거, 사별 등으로 배우자없이 사는 남성이 실제 자살하거나, 자살을 생각할 확률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여성은 배우자 유무가 자살생각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과 자살의 관계는 복잡하다. 남녀 모두 우울증을 갖고 있는 확률은 50대 중반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한다. 그러나 자살률은 남성의 경우 50대에 10만명당 25.9명, 60대 37.7명, 70대 81.3명, 80대 이상 120.9명으로 올라간다. 우울증은 줄어들지만 자살하는 노년 남성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노 교수는 “중년기 이후 연령이 높아지면 우울증이 자살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지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