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푸른 바다 그리고 원시림…'캠핑천국' 日 대마도 "몸만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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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더 가까운 섬 日 대마도
그림같은 리아스식 해안…병풍같은 녹음 장관
텐트부터 조리도구·침낭 등 캠핑 모든 물품 대여 간편
그림같은 리아스식 해안…병풍같은 녹음 장관
텐트부터 조리도구·침낭 등 캠핑 모든 물품 대여 간편
거제도의 두 배도 안 되는 작은 섬에 그렇게 많은 비경을 감추고 있는 줄 몰랐다. 에보시다케에서 바라본 풍경은 일본 최고의 절경이라는 미야기현의 마쓰시마 못지않았다. 쭉 뻗은 삼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웅장한 숲은 마치 금방이라도 정령이 뛰쳐나올 것처럼 녹음이 짙다. 대마도의 명물인 소바처럼 사람들은 소박하고 담백하다. 배를 타고 한 시간 만에 이국에서 행복한 여행을 즐길 수 있으니 이만한 여행지도 별로 없을 것이다.
◆조선통신사 유적지 등 역사 흔적 가득
대마도는 부산에서 49.5㎞만 가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다. 대마도는 오히려 일본 후쿠오카와는 147㎞나 떨어져 있다. 어떤 이는 대마도를 둘러본 첫 소감을 ‘척박하다’고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거제도의 1.7배 정도인 섬의 9할이 산지이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농경지라야 겨우 4% 남짓. 예전 대마도가 왜구의 본산지가 됐던 것도 먹고 사는 문제를 내부에서 해결할 길이 없어서였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역사적으로 늘 침략과 정벌이라는 대척점에 섰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서로 교류하고 친선우호를 다졌던 시기가 더 많았다. 대마도는 한국과 일본을 잇는 다리 역할을 했으며 일본에 한자가 들어간 것도 대마도를 통해서였다. 400년 전 조선통신사들의 교류가 수시로 이뤄진 곳이 대마도였다. 한양에서 출발한 통신사 일행은 부산에서 배를 타고 대마도의 이즈하라를 거쳐 멀리 에도와 닛코까지 이르렀다.
그때의 우의가 지금까지 남아 매년 8월이면 이즈하라에서는 ‘쓰시마 아리랑 축제’가 열린다. 1978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해마다 성대해져서 대마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축제가 됐다. 조선통신사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다. 조선통신사의 방문 당시 모습이 남아 있는 구타포나 반쇼인 등이 그것이다. 고종 황제 황녀인 덕혜옹주(1912~1989)가 1931년 쓰시마 도주의 조카 소 다케유키와 정략결혼한 것을 기념한 봉축비가 세워진 곳도 대마도다.
가깝고도 먼 대마도는 이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긴밀한 관계가 됐다. 해마다 무려 15만명이 넘는 한국 사람들이 역사의 흔적을 찾아가거나 낚시와 캠핑을 위해 찾아온다. 한국관광객이 줄어들면 대마도 경제가 휘청거린다는 말이 과장된 것이 아닐 만큼 대마도는 온통 한국인 천지다.
◆정령의 숲 같은 울창한 자연
대마도를 찾는 이들은 무엇보다 수려한 자연경관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대마도의 숲은 정령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깊고 울창하다. 땅 아래는 아기 손처럼 보송보송한 이파리를 드러낸 양치식물군이 점령하고 하늘 위로는 삼나무가 견고하게 뻗어 하늘을 찌른다.
대마도의 자연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대마도 남쪽 섬을 돌아보는 것이 좋다. 남서쪽에 있는 쓰쓰마을의 다쿠즈다마 신사로 올라가는 길목마다 멋진 풍모의 거목을 만날 수 있다. 마을에서 신성시하는 나무는 둘레가 무려 7m를 넘는다. 원시림으로 둘러싸인 다테라산 기슭에서 흘러내리는 물길 전체가 암반으로 이뤄진 세카와 강도 인상적이다. 남쪽 섬의 또 다른 경승지는 아소만 근처의 가키자카 전망대 주변.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울창한 숲길 뒤로 일본군의 옛 진지가 숨겨져 있다.
대마도 관광의 정점은 역시 에보시다케 전망대다. 일본의 3대 절경 가운데 하나인 미야기현의 ‘마쓰시마’를 닮은 풍광이 시선을 압도한다. ‘쓰시마의 하롱베이’로 불리는 리아스식 해안과 섬(시마)들이 무리를 이룬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360도 전체가 조망되는 전망대에 올라서면 해무가 피어오르는 아소만 일대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섬들의 모습은 마치 수채화 같다. 거뭇거뭇한 섬들 사이로 초록빛 잎사귀가 산줄기 사이로 스며든다.
숲과 함께 시선을 끈 것은 역시 신사(神社)다. 신도의 나라답게 일본의 풍경 좋은 곳에는 어디나 신사가 세워져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끄는 곳은 바다에 연해 있는 와타즈미 신사다. 바다의 신을 모신 행궁으로 용궁의 전설이 남아 있는 곳이다. 바다에서 신사의 본전까지 다섯 개의 도리이가 이어져 있으며 밀물이 들 때는 2m나 바닷물에 잠기는 도리이도 있다.
◆경치 좋은 곳마다 캠핑장
캠핑 마니아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대마도는 캠핑의 천국이다. 번듯한 호텔이나 숙소가 미비한 대신 경치가 뛰어난 곳마다 캠핑장이 마련돼 있다. 앞에는 눈부신 바다가 펼쳐지고 뒤에는 짙은 녹음을 품은 숲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잔디밭에 널찍하게 조성된 사이트는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 정도다. 캠핑에 필요한 전기시설이나 샤워실은 물론 화장실도 깔끔하다. 아직은 입소문이 덜 나서인지 붐비지 않는다는 것도 최고의 장점. 호젓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
문제는 캠핑장비를 어떻게 들고와서 캠핑을 하느냐는 것. 텐트 한 개만 해도 적지 않은 무게가 나가는데 낯선 이국까지 다양한 캠핑용구를 들고 온다는 것이 엄두가 안 나는 것이 사실이다. 아웃도어 업체인 K2가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대마도관광물산추진본부와 나가사키(長崎)현 관광연맹의 협조와 후원을 받아 대마도 캠핑을 위한 지원사업을 펼치기 시작한 것.
K2는 캠핑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대여해준다. 고가의 텐트는 물론이고 식기 및 조리도구에 매트와 침낭 베개까지 총망라돼 있다. 여기에 타프, 화로, 체어, 키친테이블 등도 옵션으로 빌릴 수 있다. 몸만 달랑 와서 근처 슈퍼마켓에서 먹을 것을 사서 캠핑을 즐기면 된다. 바비큐 재료 등 먹거리를 위한 장보기 픽업 서비스까지 제공된다. K2의 캠핑용품을 대여할 수 있는 캠핑장은 신화의마을 자연공원을 비롯해 아유모도시(鮎もどし) 자연공원, 아오시오노사토(靑潮の里) 캠핑장, 아소(淺茅)베이파크, 마우다(三宇田) 캠핑장 등이다.
부산서 여객선 하루 1~2회 운항…항공편 포함 패키지상품도
대마도는 배를 타고 가느냐 비행기를 타고 가느냐에 따라 여행의 느낌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대마도 여행법은 부산에서 쾌속선인 비틀호(jrbeetle.co.kr)나 코비호를 타고 가는 것. 하루 한두 편씩 정기 운항하고 있으며 대마도 북단인 히타카쓰항으로 들어가는 것과 이즈하라항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나뉜다. 히타카쓰까지는 1시간10분, 이즈하라까지는 1시간55분 걸린다. 왕복 15만원부터. 12세 미만은 성인요금의 50%다.
대아고속해운(intlkr.daea.com)도 매일 오전 9시30분 부산항을 떠나 대마도의 히타카쓰를 거쳐 이즈하라까지 운항한다. 김포에서 출발하는 코리아익스프레스 에어항공은 오는 13일까지는 좌석 전량을 하나투어가 확보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항공권을 사기는 어렵고 항공이 포함된 대마도 패키지 상품을 구입하면 싸게 대마도를 여행할 수 있다. 1박2일 34만9000원. 부산에서 배편으로 대마도에 가는 캠핑 여행상품은 1박2일 기준 25만원(옵션장비 포함). 대마도 현지 한국인 여행사 넷재팬(070-7842-2362)에 직접 연락해도 되고 엔타비여행사, TNT여행사, 여행박사, 조이로드여행사, 규슈투어, 올리브투어, 코비투어, 재팬투어펀드 등 국내여행사에 문의해도 된다.
대마도=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조선통신사 유적지 등 역사 흔적 가득
대마도는 부산에서 49.5㎞만 가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다. 대마도는 오히려 일본 후쿠오카와는 147㎞나 떨어져 있다. 어떤 이는 대마도를 둘러본 첫 소감을 ‘척박하다’고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거제도의 1.7배 정도인 섬의 9할이 산지이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농경지라야 겨우 4% 남짓. 예전 대마도가 왜구의 본산지가 됐던 것도 먹고 사는 문제를 내부에서 해결할 길이 없어서였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역사적으로 늘 침략과 정벌이라는 대척점에 섰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서로 교류하고 친선우호를 다졌던 시기가 더 많았다. 대마도는 한국과 일본을 잇는 다리 역할을 했으며 일본에 한자가 들어간 것도 대마도를 통해서였다. 400년 전 조선통신사들의 교류가 수시로 이뤄진 곳이 대마도였다. 한양에서 출발한 통신사 일행은 부산에서 배를 타고 대마도의 이즈하라를 거쳐 멀리 에도와 닛코까지 이르렀다.
그때의 우의가 지금까지 남아 매년 8월이면 이즈하라에서는 ‘쓰시마 아리랑 축제’가 열린다. 1978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해마다 성대해져서 대마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축제가 됐다. 조선통신사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다. 조선통신사의 방문 당시 모습이 남아 있는 구타포나 반쇼인 등이 그것이다. 고종 황제 황녀인 덕혜옹주(1912~1989)가 1931년 쓰시마 도주의 조카 소 다케유키와 정략결혼한 것을 기념한 봉축비가 세워진 곳도 대마도다.
가깝고도 먼 대마도는 이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긴밀한 관계가 됐다. 해마다 무려 15만명이 넘는 한국 사람들이 역사의 흔적을 찾아가거나 낚시와 캠핑을 위해 찾아온다. 한국관광객이 줄어들면 대마도 경제가 휘청거린다는 말이 과장된 것이 아닐 만큼 대마도는 온통 한국인 천지다.
◆정령의 숲 같은 울창한 자연
대마도를 찾는 이들은 무엇보다 수려한 자연경관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대마도의 숲은 정령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깊고 울창하다. 땅 아래는 아기 손처럼 보송보송한 이파리를 드러낸 양치식물군이 점령하고 하늘 위로는 삼나무가 견고하게 뻗어 하늘을 찌른다.
대마도의 자연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대마도 남쪽 섬을 돌아보는 것이 좋다. 남서쪽에 있는 쓰쓰마을의 다쿠즈다마 신사로 올라가는 길목마다 멋진 풍모의 거목을 만날 수 있다. 마을에서 신성시하는 나무는 둘레가 무려 7m를 넘는다. 원시림으로 둘러싸인 다테라산 기슭에서 흘러내리는 물길 전체가 암반으로 이뤄진 세카와 강도 인상적이다. 남쪽 섬의 또 다른 경승지는 아소만 근처의 가키자카 전망대 주변.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울창한 숲길 뒤로 일본군의 옛 진지가 숨겨져 있다.
대마도 관광의 정점은 역시 에보시다케 전망대다. 일본의 3대 절경 가운데 하나인 미야기현의 ‘마쓰시마’를 닮은 풍광이 시선을 압도한다. ‘쓰시마의 하롱베이’로 불리는 리아스식 해안과 섬(시마)들이 무리를 이룬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360도 전체가 조망되는 전망대에 올라서면 해무가 피어오르는 아소만 일대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섬들의 모습은 마치 수채화 같다. 거뭇거뭇한 섬들 사이로 초록빛 잎사귀가 산줄기 사이로 스며든다.
숲과 함께 시선을 끈 것은 역시 신사(神社)다. 신도의 나라답게 일본의 풍경 좋은 곳에는 어디나 신사가 세워져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끄는 곳은 바다에 연해 있는 와타즈미 신사다. 바다의 신을 모신 행궁으로 용궁의 전설이 남아 있는 곳이다. 바다에서 신사의 본전까지 다섯 개의 도리이가 이어져 있으며 밀물이 들 때는 2m나 바닷물에 잠기는 도리이도 있다.
◆경치 좋은 곳마다 캠핑장
캠핑 마니아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대마도는 캠핑의 천국이다. 번듯한 호텔이나 숙소가 미비한 대신 경치가 뛰어난 곳마다 캠핑장이 마련돼 있다. 앞에는 눈부신 바다가 펼쳐지고 뒤에는 짙은 녹음을 품은 숲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잔디밭에 널찍하게 조성된 사이트는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 정도다. 캠핑에 필요한 전기시설이나 샤워실은 물론 화장실도 깔끔하다. 아직은 입소문이 덜 나서인지 붐비지 않는다는 것도 최고의 장점. 호젓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
문제는 캠핑장비를 어떻게 들고와서 캠핑을 하느냐는 것. 텐트 한 개만 해도 적지 않은 무게가 나가는데 낯선 이국까지 다양한 캠핑용구를 들고 온다는 것이 엄두가 안 나는 것이 사실이다. 아웃도어 업체인 K2가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대마도관광물산추진본부와 나가사키(長崎)현 관광연맹의 협조와 후원을 받아 대마도 캠핑을 위한 지원사업을 펼치기 시작한 것.
K2는 캠핑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대여해준다. 고가의 텐트는 물론이고 식기 및 조리도구에 매트와 침낭 베개까지 총망라돼 있다. 여기에 타프, 화로, 체어, 키친테이블 등도 옵션으로 빌릴 수 있다. 몸만 달랑 와서 근처 슈퍼마켓에서 먹을 것을 사서 캠핑을 즐기면 된다. 바비큐 재료 등 먹거리를 위한 장보기 픽업 서비스까지 제공된다. K2의 캠핑용품을 대여할 수 있는 캠핑장은 신화의마을 자연공원을 비롯해 아유모도시(鮎もどし) 자연공원, 아오시오노사토(靑潮の里) 캠핑장, 아소(淺茅)베이파크, 마우다(三宇田) 캠핑장 등이다.
부산서 여객선 하루 1~2회 운항…항공편 포함 패키지상품도
대마도는 배를 타고 가느냐 비행기를 타고 가느냐에 따라 여행의 느낌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대마도 여행법은 부산에서 쾌속선인 비틀호(jrbeetle.co.kr)나 코비호를 타고 가는 것. 하루 한두 편씩 정기 운항하고 있으며 대마도 북단인 히타카쓰항으로 들어가는 것과 이즈하라항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나뉜다. 히타카쓰까지는 1시간10분, 이즈하라까지는 1시간55분 걸린다. 왕복 15만원부터. 12세 미만은 성인요금의 50%다.
대아고속해운(intlkr.daea.com)도 매일 오전 9시30분 부산항을 떠나 대마도의 히타카쓰를 거쳐 이즈하라까지 운항한다. 김포에서 출발하는 코리아익스프레스 에어항공은 오는 13일까지는 좌석 전량을 하나투어가 확보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항공권을 사기는 어렵고 항공이 포함된 대마도 패키지 상품을 구입하면 싸게 대마도를 여행할 수 있다. 1박2일 34만9000원. 부산에서 배편으로 대마도에 가는 캠핑 여행상품은 1박2일 기준 25만원(옵션장비 포함). 대마도 현지 한국인 여행사 넷재팬(070-7842-2362)에 직접 연락해도 되고 엔타비여행사, TNT여행사, 여행박사, 조이로드여행사, 규슈투어, 올리브투어, 코비투어, 재팬투어펀드 등 국내여행사에 문의해도 된다.
대마도=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