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위대, 압박 강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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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시위 이틀째인 1일(현지시간) 퇴진 시한까지 통보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반정부 시위대는 또 카이로에 있는 이슬람 조직 무슬림형제단 본부를 공격했다. 무슬림형제단은 무르시의 정치적 지지기반이다. 무르시는 자진해서 사임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표명해 정국 혼란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무르시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달 30일 전국적으로 수백만 명이 참가한 반정부 시위를 이끌고 있는 조직 ‘타마로드(반란)’는 이날 무르시 대통령에게 2일까지 퇴진하라고 최후 통첩을 보냈다. 타마로드는 이날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무르시는 2일 오후 5시까지 사임하라” 며 “그렇지 않으면 전면적인 시민 불복종 운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퇴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제2의 시민혁명은 일어나지 않을 것” 이라며 “내가 조기 퇴진하면 차기 대통령의 정당성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헌법 질서를 해치는 일탈 행위에 대해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대 수십명은 카이로 동부에 위치한 무슬림형제단 본부 건물 1층에 화염병을 던지며 공격했다. 이 공격으로 본부 건물 유리창이 깨지고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무슬림형제단 대변인은 “무장 폭도들의 공격으로 청사 내부에 있던 2명이 다쳤다” 며 “경찰은 청사를 보호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무슬림형제단 경비원은 청사 안에서 실탄을 쏘며 시위대에 대응 사격을 했다고 시위대는 주장했다.
전날부터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등 이집트 전역에서 수백만 명이 참가한 사상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로 무르시 찬반 세력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최소 9명이 숨지고 630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